[괴담] Button, Button

리자 2016.05.14 09:50:36 예약발행 일시: 회원만 열람:

 

 

 

 

 

 (이 이야기는 리처드 매서슨 원작으로 환상특급 (Twilight Zone) 

80년대판의 에피소드 "Button, Button" 으로 영상화 되었습니다.)

 

고달프고 가난한 삶을 짜증과 고민 속에서 살아오던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의 누추한 집에, 어느날 검은 옷을 입은 신사가 나타나 문을 두드렸다. 

 

신사는 단추가 달린 조그마한 상자와,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내밀었다.

 

"이 상자의 단추를 누르시면, 이 돈은 모두 당신 것입니다. 

대신, 당신이 평생 한 번도 본적도 없고, 별 상관도 없는 한 사람이 죽어버립니다. 

내일 상자를 다시 찾으러 오겠습니다."

 

신사는 그리고 다른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부부는 고약한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결코 신사의 태도가 장난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로 많은 돈다발은 모두 진짜였고, 신사의 목소리도 시종일관 진지했다.

 

부부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이상한 심리 테스트 설문조사 같은 것이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돈을 준다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사람의 목숨은? 

 

하지만 자신과 상관 없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항상 질병이나, 사고, 전쟁으로 죽어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 항상 일어나는 죽음들을 생각해 보면, 별로 문제가 없는 듯 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되는가? 

 

고민은 끝이 없었다.

 

밤새 부부는 고민했다. 

 

3억원. 

 

하지만 어쨌거나 죽음과 연결된다는 것은 찝찝하지 않은가. 

 

새벽녁이 되어서야,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아내가 단추를 눌렀다.

 

다음날. 어제 왔던 신사가 다시 찾아왔다. 

 

신사는 단추가 달린 상자를 되가져 갔다.

 

"단추를 누르셨군요. 돈은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문을 닫고 떠나가는 신사에게, 대체 이게 무슨 짓인지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아내가 물었다.

 

"잠깐만요,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신사는 아내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단추 상자를 전해줄 다음 차례로 가는 길입니다. 

 

즉, 당신을 평생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당신과 별 상관도 없는 다른 어떤 사람에게 가고 있습니다."

 

신사는 기분나쁘게 웃으며 덧붙였다.

 

 

"기대하십시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