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요양원의 들개

리자 2016.10.24 10:01:30 예약발행 일시: 회원만 열람:

 

 

 

 

 

내가 요양원에서 소아 환자 담당의사로 일하고 있을 때, 

 

불치병으로 목숨이 얼마남지 않은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치료를 포기하고, 한적한 교외의 요양원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요 양원을 산책하던 소녀는 어느 버려진 들개를 본다. 

 

개는 소녀가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바라다 본다. 

 

들개는 추하고 더러운 몰골이며, 잡종으로 볼품 없게 생겼다. 

 

건강하고 힘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개는 소녀에게 과자를 얻어 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꼬리치며 달려드는 듯 하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소녀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 추한 개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소녀는 개를 기르기로 하고 방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나는 개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 반대했다. 

 

하지만, 소녀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소녀는 개가 거리에서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면 

 

자신도 거리에서 돌아다니면서 추위에 떨것이라고 한다. 

 

소녀는 개를 끌어안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마침내 의사인 나도 어쩔 수 없이 개를 키우도록 허락해 주었다.

 

소녀는 그 볼품 없는 개를 정성을 다해서 기른다. 

 

개는 아무렇게나 거리에서 뒹굴던 들개라서 

 

정성을 들여 보지만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녀는 개가 몹시 사랑스러운지, 개에게 깊은 정을 쏟는다. 

 

그런 소녀의 모습에 측은함을 느낀 소녀의 부모도, 아낌없이 개를 돌보는 것을 도와 준다. 

 

소녀는 점점 쇠약해 가지만, 개와 함께 개미용실에도 가고, 

 

언제나 좋은 먹이를 골라주며 개가 건강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마침내 소녀는 시간이 다하고 병세가 심해져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되자, 개도 도통 움직이려 들지 않고 겨우 먹이만 먹을 뿐이었다. 

 

소녀가 누워서 시름시름 앓으며 신음하자, 개도 소리를 지르며 아파하는 듯 하였다. 

 

소녀는 개와 자신을 이상하게 연결된 끈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 동일시 하게 되었다.

 

소녀는 죽음을 앞두고서도 항상 개에 대한 말만 헛소리 처럼 읊조릴 뿐이었다. 

 

소녀는 임종을 앞두고 중환자실로 가게 되었고, 부모는 소녀 옆에서 슬픈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개, 그 개가 보고 싶어요."

 

소 녀는 죽어가면서 헛소리처럼 읊조렸다. 

 

부모는 소녀의 손을 붙잡고 통곡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개를 찾아 개집이 있는 곳으로 갔다. 

 

하지만, 개는 아무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소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개월 후.

나는 다른 요양원으로 환자를 보러 가게 되었다. 

 

도착할 때 즘 되어 나는 차의 백미러로 개 한마리를 본다. 

 

분명히 그 때 그 개인 것 같았다. 

 

나는 차에서 내려 개에게 걸어갔다.

 

그 때 나는 한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듣는다. 

 

돌아보니, 7세 정도의 쇠약한 남자아이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남자아이가 나타나자, 그 때 그 개는 꼬리를 흔들며 아이에게 간다. 

 

남자아이를 보고 개는 불쌍한 모습으로 과자를 달라는 듯한 모습으로 채근한다. 

 

남자아이는 휠체어를 밀고 있는 간호사에게 

 

제발 이 개를 기르면 안되겠냐고 간절히 부탁하고 있다.

 

그 추한 개는 시선을 느낀듯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개는 나를 슬쩍 보고는, 다시 간호사를 졸라대는 병자 앞에서 재롱을 부렸다. 

 

나는 그때, 분명히 그 개가 비웃고 있는 표정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