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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14층 비상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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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제 옆자리 언니가 회사에서 겪은 일을 써볼까 합니다.

저희 회사는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부근 빌딩에 있습니다. 각 층마다 비상계단이 2곳이고 각각 통하는 문이 따로 있습니다. 비상계단으로 가려면 엄청 무거운 철문을 2개를 밀고 나가야하는데, 화재확산 방지를 위해 문과 문 사이에 2미터정도의 좁고 긴 공간이 있지요.

그 곳은 방음은 완벽해서 담배를 피면서 회사 상사 뒷담화를 하기에 정말 좋은 장소였습니다. 주로 이용하는 곳은 왼쪽 비상계단이었는데 저랑 동료들은 하루에 두세 번씩 이곳에 모여 담배를 피웠고, 그날은 저랑 제 옆자리 A선배만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비상계단에는 센서 등이 있어서 사람이 움직이면 불이 켜지고 가만히 서있으면 불이 꺼지는 방식이라 보통은 담배 피러 들어가면 불이 켜지고 가만히 서서 피고 있으면 다시 켜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1개비 다 피워갈 쯤 꺼졌던 센서 등이 갑자기 팟! 하고 켜지더니 미친 듯이 깜빡거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곳엔 저랑 A선배밖에 없었지요. 저희는 너무 놀라서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사무실 사람들 말로는 그곳에서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으면 가끔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응, 그래, 라고 맞장구 쳐주는 바람소리가 날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들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비상계단은 화장실 바로 옆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여기가 뒷담화 하기가 최적이라 계속 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6월 말, 아침부터 비가 제법 오던 날이었는데 이 A선배가 출근 하며 엘리베이터를 실수로 13층에서 잘못 내렸습니다. A선배는 1층 위가 사무실이니 비상계단으로 걸어서 올라오기로 하고 평소 저희가 자주 쓰던 비상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4층에 도착해서 비상계단 문을 열자마자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서는 것 같이 놀랬다고 합니다. 문 안쪽에는 위에서 설명한 불이 켜진 좁고 긴 2미터 가량의 통로가 있어야 하는데 거기는 보일러 설비실처럼 천장에 파이프가 빽빽이 얽혀 가로세로 몇 십 미터는 되어 보이는 깜깜한 공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비상계단 바로 옆에 설비실이 있기에 혹시 그쪽으로 잘못 들어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둘러보았지만 절대 구조상 그쪽으로 갈 수 없고 비상계단이 맞았다더군요.

너무 놀란 A선배는 15층으로 뛰어올라가서 벌벌 떨면서 비상계단문 을 열었는데 다행히 그쪽으로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으로 내려왔다고 하더군요.

사무실에 와서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이 이야기를 하는데 저희 팀장님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14층중에 특히 그 비상계단 바로 앞의 호실은 한두 달이 멀다하고 사무실이 바뀐다고……. 뭔가 안 좋은 문제로 계속 바뀌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사무실은 그 호실 바로 옆에 있어서 다들 뭔가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얼마 전에 제가 겪은 일인데 업무 중 급한 전화가 와서 밖에 나와서 전화를 받고 있었습니다. 사무실 입구 근처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데 누군가 나오려는데 잘 안 열리는지 문이 철컹철컹 하고 흔들리더군요. 사무실 문이 레버 형이고 번호 키를 쓰는지라 그냥 손잡이만 아래로 내리면 문이 바로 열리는데 왜 흔들지 싶었지만 급한 통화중이었고, 또 제가 나가는걸. 본 사람들이 있어서 그 사람들 중에 한명이 문밖의 제 통화소리를 듣고 장난치는 건가 싶었지요. 통화가 끝날 때까지 철컹거리기에 전 문 안쪽 사람을 놀래어줄 요악으로 재빨리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순간 머리털이 삐쭉 서더군요.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는 중문까지 닫혀있었습니다. 철컹거리던 게 사람이었다면 제가 들어오는 동안 중문을 통해서 나간 후 문을 닫고 착석할 수 있는 시간은 절대 못되었어요.

이 일을 옆자리 A선배에게 이야기했더니 자기도 가끔 담배피고 사무실로 들어올 때면 뭔가 안개같은게 따라 들어오는 기분이 든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선배가 평소에도 육감이 좋고 직관도 예리한 사람이어서 저는 오싹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지요.

비상계단에서 그 선배가 본 검은 방의 정체와 14층 비상계단에는 뭐가 있는지 아직까지 미스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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