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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영업사원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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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재직했던 방문판매영업 회사에서 떠돌던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그 회사는 5명이 하나의 그룹을 이뤄, 조장이 차를 몰고 해당 지역에 사원들을 데려가는 구조입니다.

 

일반 영업사원들은 그 지역에서 계약을 권하고, 실제 성사가 되면 조장이 차에서 계약서를 가져가 계약을 체결하는 시스템입니다.

 

 

 

과거 이 회사에, 무척 실적이 좋은 A라는 젊은 사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B그룹 조장 G씨는 입사할 무렵부터 A를 잘 챙겨줬기에, A는 G씨 그룹에서 일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어느날, 그날 역시 G씨 그룹에 배정된 A는, 계약을 따내기 쉬운 편인 신축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배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아파트는 집을 비우거나 입주를 안 한 가정이 많은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영업을 뛰다 보면 그런 일은 종종 있기 마련이기에, A는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 집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네.]

 

 

 

젊은 여자의 목소리입니다.

 

미인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입에 익은 인사치레를 술술 뱉어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연 여자는 무척 좋은 느낌이 왔다고 합니다.

 

 

 

게다가 꽤 미인입니다.

 

A는 갑자기 의욕이 솟아났습니다.

 

'이거 해볼만 하겠는데.'

 

 

 

지금까지의 영업경험으로 보아 감이 잡힌 A는, 보는 순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야기도 순조롭게 잘 이어집니다.

 

A의 예상은 맞아 떨어져, 여자는 곧 집 안으로 들어와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집 안으로 들어가 카운터가 있는 부엌으로 안내된 A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얼굴이 시퍼래졌습니다.

 

천장에 빽빽하게, 아기 사진이 잔뜩 붙어있었던 것입니다.

 

사진은 사이즈도, 피사체도 모두 달랐지만, 빈틈 하나 없이 천장 가득 붙어 있었습니다.

 

 

 

기묘한 광경이었습니다.

 

A는 그 모습에 조금 공포를 느꼈지만, 금방 전까지 이야기하던 여자에게는 결코 나쁜 느낌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싱글벙글 웃는 얼굴과 상냥한 태도 때문에 호감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고작 이 정도 가지고 계약을 체결할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가장 강했겠지요.

 

 

 

'천장에 있는 사진은 신경 쓰지 말자.'

 

A는 자신을 타이르며, 상품 설명과 기기 실연 등을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했습니다.

 

대개 새댁들은 남편 탓을 대며 계약을 피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일도 없이 아주 무난히, 얼마 지나지도 않아 여자는 계약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A는 승낙 의사를 확인한 후, 계약을 위해 G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방에 들어온 G 역시 천장의 사진을 보고 당황한 듯, 계약을 최종 확인하는 와중에도 어딘가 어색한 모습이었습니다.

 

A 역시 이 집이 기분 나빴기에, 가능한 한 빨리 계약을 끝내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계약이 끝날 무렵,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여기하고 여기에...]

 

G가 도장 찍을 곳을 체크하고 있는 와중, 옆방으로 이어지는 맹장지 너머에서, 남자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우... 우... 하고.

 

그 목소리는 낮은 남자 목소리로, 무심코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몹시 괴로워하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아무리 계약이 중요하다지만, A도 G도 깜짝 놀라 서로를 바라본 후 여자의 얼굴로 시선을 향했습니다.

 

 

 

금방 전까지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고 있던 여자는, 소름 끼칠만큼 무표정하게 A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A는 공포를 삭이기 위해 뭐라도 말하려다, 여자의 이상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말을 삼켰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눈 앞의 여자가 기분 나쁘다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분명 본능적인 이유에서겠지요.

 

그리고 그건 G 역시 마찬가지라, 두 사람은 마치 가위에라도 눌린 것처럼 여자를 그저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도 우우... 우... 하는 신음소리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점점 소리가 커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갑자기 여자가 끼긱이라고 할지, 그극이라 할지 애매한 소리를 흘렸습니다.

 

아마 웃음소리였을 거라 생각하지만,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여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였으니까요.

 

 

 

[도장을...]

 

나직이 여자가 중얼거렸습니다.

 

네, 하고 겨우 대답한 A를 보며, 여자는 입가만 움직여 히죽 웃었습니다.

 

 

 

[이이이이이응]

 

여자가 마치 잡아 늘인 테이프 같은 소리를 뱉어냄과 동시에, 맹장지 너머에서 들려오던 신음 소리가 [아! 아아!] 하고 큰 외침으로 변했습니다.

 

'뭐지, 이 자식들? 역시 제정신이 아닌 놈들인가?'

 

 

 

A가 패닉에 빠질 무렵, 더욱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자의 머리가 눈으로는 쫓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좌우로 마구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너무 속도가 빨라 머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케켁...]  

 

 

여자는 날카로운 소리로 웃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의 얼굴은 변함없이 A를 곧바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G는 가슴에 있던 호신용 권총을 꺼내서 여자에게 겨누었습니다.    

 

 

[야 이새끼야.. 너 뭐야. 너 뭐냐고 이 새끼야!]      

 

 

방 안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외침과 여자의 날카로운 웃음소리.     

 

 

[끼기기기기기기긱]      

 

 

여자가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낸 직후, 여자의 몸이 갑자기 이상하게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자는 오류로 인해 심각한 고장이 발생한 안드로이드였습니다.     

 

 

[야 안되겠다. 너 지금 나노머신 있지?]     

 

 

G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A는 나노머신에 명령을 내려 인공 근육의 파워를 200%까지 향상시킵니다.    

 

 

[너 오늘 제삿날이다. 이새끼야]     

 

 

인공 근육의 파워로 풀스윙을 날려 고장난 안드로이드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순간, 무심코 뒤를 돌아보고 G는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뒤에는 여자와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가 수십기가 서있었습니다.     

 

 

[아뿔사..! 복병이다!]    

 

 

A가 나노머신의 성능을 극대화시키는 동안, G는 작년 총기상에서 구입한 글록18 호신용 권총을 안드로이드들의 머리에 침착하게 단발로 하나하나씩 쏘기 시작합니다.     

 

 

[침착해! 상대는 안드로이드다!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A의 나노머신 제어가 완료되고, 그들은 곧 무쌍을 찍기 시작합니다.  

 

강렬한 화약 냄새와 최첨단 기술의 조합. 전혀 안어울릴것만 같았던 글록18 권총과 나노머신의 환상적인 팀워크가 발휘되는 순간이였습니다.        

 

 

 

 

 

( 오늘 XXX현의 어느 한 아파트에서 안드로이드와 인간과의 총격전이 발생해, 시민 300여명이 대피하고, 주택 2채가 전소되는 등.. )     

 

 

( 가해자 A씨와 G씨는 오늘 도쿄중앙법원에 출두해 1심 재판을.. )   

 

 

 

 

 

2045년 억울한 누명을 쓴 A와 G씨는 회사에서 해고된 채 형무소로 보내졌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탈옥에 성공한 이들은 도쿄에 숨어들었다.   

 

오늘도 정부는 이들의 뒤를 쫒고 있으나 그들은 용병으로 활동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고, 그들 외에는 그 누구도 당신을 도울 능력이 없으며, 그들을 찾아낼 자신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그들을 고용할 것이다.  

 

The A-T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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