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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이승과 저승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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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저를 끔찍히도 아끼시는 큰 외삼촌이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두 남동생들을 업어 키우다시피 했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한 다음에도 신혼집에서 외삼촌들과 같이 사셨으니까요. 

 

 

 

작은 외삼촌은 나이가 많이 어려서 철이 없었지만 큰 외삼촌은 철이 일찍 들어 누나를 극진히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려운 고학생이 매형이랑 누나 결혼기념일 생일을 그렇게 꼬박꼬박 챙기고

 

 

 

힘들게 과외해서 번 돈도, 큰 외삼촌 신발 밑창은 다 떨어질 지언정 

 

 

 

어린 조카 기저귀, 분유 값에 보태라고 전부 엄마에게 드렸다고 합니다.

 

 

 

 

 

 

 

그런 큰 외삼촌에게 누나의 첫째 딸인 저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조카였고

 

 

 

저도 큰 외삼촌을 너무 좋아해서 아빠가 서운해하셨다고 합니다.

 

 

 

아직도 어렴풋이 큰 외삼촌 무릎에 앉아서 신나게 죠리퐁 먹던 생각이 납니다.

 

 

 

 

 

 

 

좋은 사람은 하늘이 빨리 데려간다고 그랬나요.. 우리 큰 외삼촌은 스물 여덟에 돌아가셨습니다. 불의의 사고로요.

 

 

 

대학을 졸업하고 지리학 교수가 되시겠다고 대학원에 진학하셨는데 논문 연구를 하러 산에 가게 되셨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밤중에 실족하셨고 매우 산중이라 구급차 도착이 한 나절이 걸려 과다출혈로 돌아가셨다 합니다.

 

 

 

 

 

 

 

삼촌이 산으로 떠나는 아침 제가(그 때 제가 네 살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삼촌을 못 가게 울고불고 말렸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제가 삼촌을 좋아하니 으레 떼쓰느라 그러는 거겠거니 하시면서도 그 날은 유달리도 심했다고 기억하십니다.

 

 

 

그러니까 그 날 아침에 삼촌이 신발만 신으면 제가 가지말라고 그렇게 악을 쓰고 울고불고 떨어지지 않으려 하니

 

 

 

삼촌은 집(그 때 당시 아파트 3층) 베란다에서 삼촌 신발을 아래 화단으로 떨어뜨려 놓고는

 

 

 

"삼촌 어디 안간다" 하고 저를 안심시킨 후 제가 한숨돌리는 사이에 맨발로 도망나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신발만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요...

 

 

 

그렇게 황망하게 큰 외삼촌은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어머니와 작은 외삼촌은 큰 외삼촌 제사를 꼬박꼬박 지내시는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제사에 못 오게 하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살던 아파트에서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그 집에서는 이상한 의식 같은 것도 했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커서 다 기억이 나는데...

 

 

 

그 집이 원래 빛이 잘 안 들었던 집인데 이상하게 화장실을 제가 특히 무서워했습니다.

 

 

 

화장실 위쪽에 창고랑 연결되는 작은 창문(쇠창살 되어 있는)이 있는데 

 

 

 

거기서 꼭 누가 쳐다보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방 창문들도 굉장히 커서 밤에는 꼭 창문을 전부 다 꼭꼭 닫고 잠궈야 잠이 왔고요.

 

 

 

 

 

어느 날 문득 그 정도가 심해져서 그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는데

 

 

 

그 후 할머니(부모님이 맞벌이셔서 친할머니가 저랑 동생을 봐주셨는데 할머니는 시골 동네 만신이셨어요)가 

 

 

 

쌀그릇을 헝겊에 싸서 제 이마랑 머리를 몇 번을 문지르시고

 

 

 

저를 대문쪽을 향하게 세워놓고는 제 뒤에서 부엌칼을 대문쪽으로 몇 번을 던지시는데

 

 

 

칼 끝이 문 밖을 향할 때까지 이상한 주문을 외우시면서 계속 칼을 던지는 의식 같은 것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집 살때는 몇 번 했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지금은 저는 혼자 독립해서 나와 살고 부모님은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소름돋는 대목은 여기서부터 입니다...

 

 

 

 

 

제가 이래저래 나이도 먹고 직장도 빡시고 혼기도 차서 얼마전에 점집을 찾아갔습니다.

 

 

 

그 무당이 저보고 늦은 나이까지 시집을 못간다는 겁니다...

 

 

 

자네 옆에 총각 하나가 자네가 너무너무 좋아서 얼굴을 맞대고 부비고 앉아있다고....

 

 

 

다른 남자한테 가게 안 놔준다고.

 

 

 

엄청 찝찝했지만 뭐 그냥 점집에서 하는 말인데.... 하면서 그냥 듣고 넘겼습니다.

 

 

 

 

 

그 후 얼마 안 지나서 부모님 집에서 엄마랑 제가 오붓하게 술을 한잔 했는데, 무당집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엄마 그래서 나 진짜 시집 못가나?' 장난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엄마가 갑자기 사색이 되시는 겁니다...

 

 

 

엄마 왜 그래?? 물어보니 너 어렸을 때 단독주택 살 때 할머니가 이상한 의식 했던거 기억나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당연히 기억난다고 했더니 어머니 하시는 말씀...

 

 

 

 

 

"그 때 할머니 하시는 말씀이, 죽은 니 큰 외삼촌이 밤이고 낮이고 집 창문으로 너를 그렇게 쳐다보더란다.

 

 

 

그것이 삼촌이 조카 쳐다보는 눈빛이 아니라 

 

 

 

내 색시 찾아간다는 눈빛이어서 그냥 놔두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드시더란다....

 

 

 

그래서 나중에는 영혼 결혼식도 시켜줬더만 이 망할놈이...."

 

 

 

 

 

 

 

산자와 망자의 차이랄까요...이승에서는 조카로 그렇게 귀여워하던 마음이 

 

 

 

저승을 넘어가면서 망각되어 다른 면으로 변하기도 한답니다.

 

 

 

제 입장에서는 무섭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네요...

 

 

 

고맙고 보고싶은 우리 불쌍한 큰 외삼촌....

 

 

 

아무쪼록 저승에서 새로운 배필이랑 백년 해로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못난 조카도 삼촌 기억하고 평생 빌어드리겠습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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