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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고전/괴담) 순환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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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사후 백년, 인류는 또 하나의 천재를 배출한다.

마이클 오르티즈... 불과 20대 초반의 그가 발표한 이론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그의 양자 터널이론은 빛의 굴절함수를 응용하여 인위적으로 소형블랙홀을

발생시킨다는 것인데, 그야말로 혁신적인 것이었다.

이 엄청난 이론은 과학의 진보를 최소 오백년 앞당겼고,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명백히 제시했다.



서기 2056년, 미항공우주국(NASA) 내의 지하벙커안...

다섯명의 과학자들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말도 안됩니다, 오르티즈 박사가 아니면 대체 누가 한단 말이오?"

"내 생각은 다르오, 이미 기본적인 틀은 다 짜여진 상태잖소... 그 하나 없다고 해서....."

"저도 찬성합니다. 물론 다소 느려지긴 하겠지요,

하지만 어차피 우리 대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럴 바에야 그를 낭비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들은 세계를 대표하는 과학자들이었고, 그 중심에는 이제 갓

약관의 오르티즈가 있었다.

"제 의지대로 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이 일의 끝을 보고 싶습니다"

앳된 얼굴의 청년이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그리하게 해줍시다, 나머지 자질구레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하구요"

"허허...거 참.."

마지막까지 반대하던 한명도 결국 손을 들었다.

"잘 생각하셨소, 그대의 결정은 두고두고 칭송 될 것이오"

"됐소이다, 이왕 결정했으니 서둘러 진행이나 합시다"

"이미 예약이 되었습니다, 오르티즈 박사가 가기만 하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르티즈의 몸이 연거푸 숙여졌다.


서기 2056년 그렇게 오르티즈 박사는 냉동인간이 되었다.






"쉬이익"

캡슐의 냉기가 빠지고 산소가 채워졌다.

정지됐던 심장이 미약하게나마 다시 움직였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자, 호흡과 맥박이 정상을 되찾았고 체온이 돌아왔다.

"정신이 드십니까?"

하얀가운의 대머리 중년이 캡슐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음... 머리가 조금 아프군요.."

오르티즈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얼마나 지났죠?"

"선생이 냉동된 후로 정확히 칠백년이 흘렀습니다"

"칠백년이라..."

오르티즈의 벌거벗은 몸이 캡슐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곳은 어디죠?"

주위는 온통 하얀색 벽이었고, 바닥도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이곳은 시베리아 입니다"

"시베리아?"

"정확히 말하면 시베리아의 이천미터 아래죠"

대머리 중년이 오른손을 들었다.

"지직"

아무것도 없던 벽에 돌연 영상이 나타났다.

"아...."

오르티즈의 입에서 작은 탄성이 터졌다.

"이것이 현재의 모습입니까?"

영상에는 기괴하게 생긴 물체들이 온 하늘을 뒤덮고 있었는데,

얼핏 보기에도 굉장한 속도로 움직였다.

"에이져(Aider) 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저 속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죠"

"에이져라..."

"인간수명이 오백세를 넘어가자, 세계정부가 강제로 도입한 것입니다"

"세계정부요?"

"네, 4차세계대전이후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한 세계정부가 출범했죠"

"미국은요?, 미국은 어떻게 됐죠?

"미국이란 나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래전에 자멸해 버렸죠"

"아...."

오르티즈의 멍한 눈이 영상에 고정됐다.

"그럼 제 이론은요? 제 이론은 어디까지 발전 되었나요?"

대머리 중년의 손짓에 또다른 영상이 나타났다.

"거의 다 됐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설명을 해드리죠"

영상에는 빽빽히 들어찬 수학공식과, 기하학적 문양의 그래프들이 있었다.



1년 후, 오르티즈의 몸이 다시 캡슐로 들어갔다.

"제 연구의 끝을 보겠습니다, 지금으로선 제가 할일은 없군요"

캡슐의 문이 닫히고, 차가운 가스가 채워졌다.

그렇게 오르티즈의 몸이 또 한번 냉동되기 시작했다.






지루한 시간이 한참을 흘렀다.

적막뿐이던 장소에, 작은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끼이익"

둥그런 캡슐의 문이 열리고 차가운 냉기가 쏟아졌다.

잠시 후 안에서 오르티즈가 몸을 일으켰고,

곧 그는 벽으로 향했다.

"탁"

오르티즈의 손이 벽에 닿자 영상이 나타났다.

"응?"

영상에는 온통 사막뿐이었는데, 엄청난 모래바람이 사납게 몰아치고 있었다.

얼마후 영상이 바뀌고, 괴상한 물체가 나타났다.

두 눈은 위아래로 길게 찢어졌고, 온 몸의 털은 다 빠지고 없었다.

"오, 위대한 오르티즈여... 그대가 깨어났구려"

물체는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오르티즈가 처음 듣는 언어였다.

"아, 내가 감빡했군... 지금의 모든 언어는 하나로 통합되었소

물론 형식적으로 말이오"

"....."

오르티즈의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에,물체가 다시 입을 열었다.

"형식은 음성이지만, 뜻은 이미 전파를 통해 그대의 뇌로 전달이 되고 있소"

"......"

"...... 자료를 보내줄테니 한번 읽어보시오.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소"

물체는 곧 사라졌다.

"처음 듣는 말이지만, 이해는 간다? 대단하군"

오르티즈의 눈이 또다른 영상을 향했다.


3년의 시간이 흐르자, 오르티즈는 대충이나마 그 동안의 역사를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자신이 냉동된 지 3만년이 지난 후였고, 인류의 모든 것이 변한 후였다.

인간의 몸은 뇌까지도 기계로 대체 되었는데, 이미 수명따윈 사라진 지 오래였다.

모든 자원이 고갈되자, 인간의 몸은 극히 실용적으로 진화했는데,

아까 본 그 물체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 내에 가장 중요한 사건이 하나 터지는데,

그것은 바로 행성의 자리 이동이었다.

태양에서 세번째 위치했던 자신들의 별이, 천천히 밀려나기 시작한것은

3천년 전부터였다.

결국 3천년이 지난 지금 행성은 태양에서 네번째로 순서가 바꼈고,

원래 네번째 있었던 행성이 세번째로 옮겨졌다.

서로 뒤바뀐 것이다.

기온이 마이너스 수백도로 떨어지자, 모든것이 바스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던 물도 모두 얼어 붙었고, 거대한 사막이 전 지역을 잠식했다.

인류는 자신의 개인 비행체인 에이져에서만 생활했는데, 실로 엄청난 비극이었다.

"밖에 나가면 바로 얼어 죽겠군"

오르티즈는 새삼 이곳이 고맙게 느껴졌다.

인류의 목표는 오직 하나였는데, 그것은 초금속의 발견이었다.

오르티즈의 양저터널이론이 증명되었고, 이제 그 이론을 실행하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이론의 실행에는 초금속이라는 절대경도를 가진 물질이 필요했다.

지금 인류는 초금속을 찾기 위한 전쟁이었다.

에이져의 속도는 분명 엄청났지만, 빛을 따라 갈 수는 없었다.

빛보다 빨라야 된다. 그것도 몇 만배가 빨라야 된다.

그래야 태양계를 벗어날 꿈이나마 꿀 수 있는 것이다.

이걸 실현시켜 주는 것이 오르티즈의 이론이고, 또 초금속의 역활이었다.

오르티즈의 손이 팔뚝을 움켜 쥐었다.

피부 아래로 딱딱한 고체가 만져졌다.

"나도 이제 기계인가..."

오르티즈의 쓸쓸한 눈이 다시 캡슐로 향했다.








"두두두두.."

엄청난 진동에 오르티즈의 눈이 번쩍 뜨였다.

자신이 있던 공간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각 변동인가...'

오르티즈의 시선이 영상을 향했다.

지상에서 펼쳐지는 것들이 영상에 나타났는데, 과히 충격적이었다.

거대한 회오리 바람이 모든것을 빨아 드리고 있었고, 그 충격으로 온 땅이 흔들렸다.

"......."

오르티즈는 멍하니 영상만 쳐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왜 아무도 안 나타나는 거지...'

오르티즈는 오랜기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먹지 않아도 괜찮았고, 자는 것도 필요치 않았다.

생각도 몇백년에 한번씩 할 뿐, 대부분의 시간을 멍하니 영상만 쳐다보았다.

땅의 모양이 바뀌기를 몇번이나 지났을까... 

멍하니 있던 오르티즈가 오랜만에 '생각'이란 것을 했다.

'그래, 그들은 떠나버린 거야... 초금속을 찾은 뒤 모두가 빠져나갔겠지'

그들은 초금속을 이용해 터널을 만든 뒤 그곳을 통해 빠져나갔을 것이다.

'안드로메다로 갔을까? 아니지, 태양은 무한하니 어디로든 갔겠지..."

오르티즈는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모든 사고를 멈추었다.


















"두두둥..."

모래뿐인 영상에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둥글둥글한 그것은 네개의 발을 가졌는데.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네개의 발이 모래속에 박히고, 곧 작은 무엇인가가 그 속에서 기어나왔다.

그것은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시 되돌아갔는데, 모래와 얼음덩어리들을 가져갔다.

"슈우웅.."

네개의 발이 접히고 그것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공중에서도 한참을 있던 그것은 결국 날아가 버렸다.

그것의 몸에는 이상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지만, 오르티즈의 눈에는 무엇도 보이지 않았다.


곧 우주로 날아간 그것은 하나의 행성으로 향했는데,

얼핏 보기에 푸르스름한 빛을 띄는 행성이었다.

그것이 행성의 대기권에 접어들자 그것의 몸에 불길이 일었다.

잠시후 그것은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는데,

그 행성에는 놀랍게도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었고, 그것은 그들이 보낸

탐사선이었다.

다음 날을 기점으로 그곳의 전체가 떠들썩해졌다.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화성탐사선 마스오디세이호가

화성 지표면 90㎝ 밑에서 거대한 얼음저수지를 발견했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성 위도 60도 남쪽에서 발견된 이 얼음저수지는 녹을 경우 

화성표면 전체를 깊이 500m의 물로 덮을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이 보도로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 했었다는 가설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








출처:웃대 공포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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