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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바람난 여자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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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만 네대째다.

초조해진 마음에 발을 구르다 시계를 보았다.

 

"11시 20분... 이... 씨!...."

 

반밖에 피우지 못한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털어끄곤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지나가던 고등학생이 슬쩍 처다보다가

"별 뭐 같은..."이란 표정으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갔다.

 

 

그녀는... 22살... 우리 회사 경리로 입사한지 3달이 조금 안됐다.

 

163cm?4? 아니 그것보단 클지도 모르겠다.

입사전 1년가량 번화가에서 화장품가게 아르바이트를 했다더니

외모가 주는 이미지가 잘 맞아보였다. 하얀피부 조그만한 얼굴.

 

'가좆같이 모셔주는 아르바이트가 지겨워서 진짜 직업이 갖고 싶었겠지...'

 

남자사원들이 찝적거리지 좋은 상대...

예쁘고, 어리고, 돈 앞에서 약해지는 쉬운아이...

 

그런 인상이었다.

 

 

입사후 얼마 안있어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그녀가 여사원 휴게실에서 나오는 길에 마주쳤었는데 담배냄새가 풀풀 진동하길래

 

"무슨 담배피워요?" 하고 농담을 하니

자기는 담배를 안피운다 어쩐다 하며 유난을 떨다가

농담인 것을 알고는 수줍게 미소지었었지...

 

예쁜여자들 웃음이랑 눈물은 믿을게 못된다더니... 못된다더니...

 

 

12시 50분...

 

길 모퉁이에서 그녀가 돌아 들어오고 있었다.

 

"혼자네?"

 

당황했나? 눈동자가 흔들린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다.

향수향기... 평소와 같은 향이다. 그리고 어렴풋한 담배향...

 

"도대체 무슨 담배 피냐니깐?" 웃으며 말했다.

 

"뭐... 뭐에요...? 기다린거에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실소가 터진다.

내가 니 어장에서 놀아줄 물고기로 보였지?

 

"누구 만났어? 지원이? 윤한이? 아니면...? 장대리? 그새끼 만났어?"

 

밤 6시부터 속주머니에서 품고있던 조그만한 금속 몽둥이...

지금 바로 그냥 확 내 질러버리고 싶다... 날씨가 추워 몽둥이가 손에 달라 붙을듯 차가웠다.

 

걸레같은년 눈 동그랗게 뜨고 벌벌벌벌벌 처 떨고 앉았고... 참... 하! 참...

 

"아... 아무도 안만났어요. 지금 일 끝나고 오는거에요."

"야 씨발 우리 회사가 무슨 어디 너댓명 일하는 동네회사야? 이 시간까지 일하게?"

"아니에요! 아니에요 진짜 지금 퇴근하는거에요?!?! 꺅!!"

 

금속이 얼굴에 부딪치는 소리가 둔탁했다.

홧김에 한번을 더 휘둘러 넘어진 그녀의 등을 후려치자

그녀의 몸이 가볍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야 배우를 하지 그랬어....? 어? 아무남자나 처끼고 돌아다니고 이제와서 순진한척 눈물은... 아주..."

 

 

 

더럽게 안끄친다... 계속 훌적훌적...

보조석에 앉은 그녀의 옆얼굴에 일자로 퍼런멍이 베겼다.

 

"야 미안해... 그만 울어... 응?"

"훌쩍..."

 

차를 옆길로 세우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어깨로 당겨 기대게했다.

 

 

"훌쩍... 진짜 아무도 안만났어요. 저 오빠랑만 만나는거 다 알잖아요"

"그러게 왜 전화를 안받아... 오빠가 오해했잖아. 저번에도 말했지 오빠 욱한다고..."

"그래두요... 훌쩍... 훌쩍..."

"미안... 미안 오빠가 다 미안해... 미안... 오빠네로 가자"

 

끄덕거린다. 참... 여자들 눈물... 못이기겠다...

 

아침이 다되서 같이 샤워를 했다. 

얼굴에 멍자국이 심해저서 회사엔 출근 시킬 수 없었다.

 

함께 샤워를 마치고 나만 바로 출근길에 나섰다.

 

"회사에 전화해놔. 몸아파서 몇일 휴가 낸다고, 나도 금방 조퇴하고 돌아올게 병원가자"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눈에서 또다시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다.

내가 미친새끼지... 내가 미친새끼지... 아... 쇠몽둥이로 여자 얼굴을 치냐... 아... 미친새끼... 아...

 

 

"강과장님 오늘 은정씨 몸아파서 못나오겠다는데요? 몇일 휴가내고 싶데요"

"어... 나도 전화 받았어 아프다는데 쉬어야지... 아! 나도 내일부터 휴가 좀 내야되"

"네? 하루전에 휴가 내시는게 어디었어요!!"

"고향에 내려가 봐야되. 친구 어머님 돌아가셨다는데 워낙 막역한 사이라...

운구할때 관 들어주기로 했어... 얘가 외동이야..."

"아.... 쯧쯔쯔쯧쯔쯔.... 어머니가 올해 몇이셨데요?"

 

... ... ... ... ... ... ...

 

 

"오빠 왜 이제와요..."

 

오후 4시가 조금 넘었다.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날 기다렸나보다.

얼굴한켠에 멍자국이 마치 두꺼운 화장이라도 한것처럼 눈에 띈다.

서글퍼하는 눈... 내가 개새끼다...

 

"미안 내일부터 이틀 휴가내고 왔어. 눈치보여서 기다리다가 외근한다고 하고 돌아오는거야"

"뭐하러 오빠까지 휴가를 냈어요..."

 

연약한 말투에 미안함만 더 깊어진다.

 

"밥은 먹었어?"

"아니요. 그냥 별로 먹고싶지 않아요..."

"왜 밥을 안먹어... 나가서 먹... 시켜먹을까?"

 

멍자국이 창피해서 어디 나가지도 못했겠지...

남자만 사는 집이라 인스턴트 음식, 그 흔한 김치 한조각 없다.

 

너무 생각없이 그녀를 집안에 두고 떠난체, 어떻게 내일 휴가를 낼까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왜 한조각도 안먹어... 피자 싫어?"

"아니에요... 그냥 별로 배가 안고파서 그래요..."

"그래도 한조각만 먹어... 응? 아직 마음이 덜 풀려서 그래?"

"아니에요... 괜찮으니까 그냥 두세요.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힘들게 피자 한조각을 힘에 옮기는 손에 힘이 없었다.

정신적으로 충격을... 줬나?... 아니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하겠지...

저 예쁘장한 얼굴에 저런 상처를 내놓고는...

 

"내일 바다갈까?"

"겨울바다요?"

"가까운데 말고 멀리 다녀오자. 속초 좋다. 드라이브도 하고, 기분도 좀 풀고. 응?"

 

끄덕끄덕...

 

"새벽 일찍 출발해서 해돋이도 보고 응?"

 

끄덕끄덕... 작은 미소... 이제서야 조금 웃어준다.

미소를 지어주니 내 미안한 마음도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안도감이 생긴다. 작은 행복감...

 

 

6시 10분이 조금 넘었다. 바다위로 조금씩 해가뜰 기미가 보이고 있다.

그녀와 말없이 차창밖을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렸다. 가만히 어깨에

기댄 그녀의 머리칼에 볼을 기댄체 말없이 한참을 바다만 바라보았다.

 

"자기 안추워? 뭐 따뜻한거 좀 사올까?"

"따뜻한거요?... 괜찮은데..."

"잠깐만 저기서 따뜻한 커피하나 사올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다음 뉴스입니다. 강원도 속초에서 20대 여성의 시체를 자동차에 유기한체 달아나려던

40대 남성이 현장에서 검거되었습니다. 순찰중이던 경찰의 순간판단과 발빠른 움직임이 아니었다면

수사에 큰 난항을 격을 뻔한 사건이었습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이상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사건은 지난 26일 밤 1시경 수원의 XX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돌아오던

박모양은 그녀의 원룸앞에서 기다리던 40대 강모씨에게 둔기로 수차례에 걸쳐 폭행당해 살해됐습니다.

피의자 강씨는 살해한 박양의 사체를 집으로 가져가 이틀간 방치, 이틀이 지난 28일 새벽 등록이 

되어있지않은 무허가차량 일명 대포차로 시체를 이곳 속초까지 옮겨 길가에 차와 함께 시체를 유기하려던

혐의를 받고있습니다. (자료영상) 경찰 관계자들은 일대를 순찰하던 중, 참혹하게 회손된 시체를

발견하고 발빠르게 범인의 수색에 나서 불과 20여 미터 앞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마시려던 강씨를

살해 및 시체유기 죄로 형사 입건하여 조사중에 있습니다."

 

순경 : "당시 그... 상황이 어떤 남자가 차에서 내리고? 그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가더라구요.

도로 불법주정차로 주의를 주려던 상황이었는데... 차안에 사람이 있더라구요. 근데 그... ... ..."

 

기자 : "강씨는 지난 2008년 회사에서 해고당한 후 최근까지 자신의 월세방에서 건설현장 용역직으로

근근히 생활하다가 지난 2011년 12월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던 박모양에게 반해 구애를 시도했지만

박모양이 이를 받아주지 않자 악질적인 스토킹을 일삼아 왔습니다. 박모양은 그동안 두차례 경찰에

강씨를 신고했지만 강씨의 정신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가족들의 호소때문에 기소를 참아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양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는 편의점 사장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편의점 사장 : "아니... 그... 하... 그 착하고 이쁜애를 그래... 진짜 그게 미친거지 어떻게 죽은 애한테

대고 그... 아... 참... 말이 안나옵니다. 내가... 말이... 경찰을 탓하겠습니까. 본인을 탓하겠습니까?

돈 열심히 벌어서 대학나온다고 그 어린게... 네?! 그 어린게... 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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