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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글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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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은 것은 내가 아니다

 

 

2003년 3월 23일,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는 3월 중순에 강원도 속초에서 기이한 사고가 일어났다.

 

조양동의 한 사거리에서 버스가 갑작스레 멈추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좌석에 엎어지듯 쓰러져있는 버스기사 B씨를 보고 늦게나마 상황을 파악한 한 운전자가 급히 이를 신고, 

 

20분 만에 B씨는 근처의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9명의 승객은 버스에서 내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같이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된지 하루만에 숨을 거두고 만다.

 

사인은 불명, 타살의 여지도 일체 없었으며 자살로 단정을 짓기에 B씨의 정황에는 문제가 없었다.

 

유일하게 남겨진 단서라고는 B씨가 단명하기 직전에 힘없이 외쳤던 한마디였다.

 

'죽은 것은 내가 아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유일무이의 단서를 일단은 덮어둔 채, 수사는 별 진전 없이 일단락 되었다.

 

그 후 1년 정도가 지난 2004년 5월 초에 무명 기자로부터 한가지 의문이 제기 되었는데, 

 

해당 지역에서 행방불명 처리된 사람들 9명과 당시 CCTV에 찍힌 9명의 승객들의 인상착의가 너무나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그의 상사는 '재수 없는 얘기 만들어내지 말라' 며 이를 묵살했다.

 

 

 

 

 

 

 

 

 

 

 

2

 

꽃밭의 소녀

 

 

일본에는 斉藤さん(사이토상) 이라는 랜덤채팅 어플이 있다.

 

사이타마 현에 거주하는 K는 이 어플을 이용하다가 어떤 특이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K에게 자신이 꿈을 꿀때에는 어떤 꽃밭이 나타나는데, 그 곳에 사는 여자아이와 사귄다며 망상치레같은 소리를 늘어놓곤 했다.

 

적당히 대꾸하며 슬슬 무시하려 하던 차에 K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세 가지의 메세지를 받게 되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꺼림직 했던 것이었다.

 

「 했다, 결국 해냈어. 아프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을거야 」

 

「 용서 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줘 」

 

「 다행히 꽃 선물을 받았다 」

 

오전 12시부터 오후 12시까지, 4시간 간격으로 온 세가지의 메세지 이후로는 더 이상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로는 K가 아무리 추파를 던져도 그는 더이상 메세지를 보내오지 않았고, 결국 지루함을 느낀 K는 그와의 채팅방을 삭제했다.

 

그로부터 3개월 정도가 지나고, 사이타마 신문에는 어떤 사람이 특이한 형태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백합, 란타나, 아칸더스 세 종류의 꽃을 목구멍까지 찔러넣은 상태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백합은 순결, 란타나는 불변, 아칸더스는 복수를 의미한다.

 

 

 

 

 

 

 

 

 

 

 

 

3

 

비오는 날 바닷가

 

 

A는 유복하지만 정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무미건조한 삶을 살다가, Y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져 사귀게 되었다.

 

둘이 데이트를 할 때에는 Y는 방파제에 올라서서 바다를 구경하는 것을 즐기고,

 

A는 그런 Y를 보며 연정을 키우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Y는 'A의 집을 방문 하겠다'는 문자 메세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A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A는 생에 처음으로 사랑했던 여자에게 배신 당했다는 감정에 수척하게 삶을 연명하는데, 

 

설상가상으로 A의 부모님은 어서 그런 여자따위는 잊어버리라며 호통을 치기 일쑤였다.

 

그러다 치적치적 장맛비가 내리던 어느날, A의 전화기에 한통의 문자 메세지가 왔다.

 

발신인은 Y, 지금 당장 만나고 싶으니 이전에 데이트를 했던 장소인 바닷가로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메세지를 본 A는 옷만 급히 챙겨 입은채 바닷가로 달려나가 Y를 찾았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도 Y를 찾지 못한 A는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려던 찰나에

 

그는 자신과 그녀가 함께 올랐던 방파제가 생각나 서서히 바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두 다리를 방파제 위에 내딛음과 동시에 그는 성난 파도에 삼켜져 모습을 감추었다.

 

'이제는 영원히 나만의 것' 이라는 발신인 제한의 문자 메세지가 A의 핸드폰으로 발송되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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