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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여기는 해안초소입니다.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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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4에 관련된 에피소드 입니다.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제가 군생활 하던 당시 포반장이 겪었던 일이지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저희 포반장은 뭐랄까 상당히 쿨한 사람이었습니다.

 

일단 흔히 부대에서 통하는 짬이라는 것이 되는 분이었기에...

 

행정보급관 다음으로 저희 중대 부사관은 죄다 잡고 있었죠.

 

거기다가 묘한 카리스마와 함께 자주 쓰는 주특기가 은신이었습니다.

 

항상 신출귀몰 했죠;; 그러면서도 한번 일을 맡게 되면 만능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대 부사관들 다방면의 작업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했죠.

 

전문지식이 필요한 기계수리는 기본이요, 막사내에 배선 및 전기공사도 

 

안전장비 하나 없이 부사관 두명이면 충분했을 정도입니다.

 

그 중에 포반장님이 최고였으니, 어느정도 인지는 상상하셔도 됩니다.

 

더군다나, 해안 경계를 서고 있을라치면 갑자기 어느순간 초소 앞을 나타나서 

 

근무자들을 놀래키는 재주가 비상한 분이었습니다.

 

하기사, 경비단에서 병사시절부터 근무해왔으니 상상도 못할 지름길은 다 알고 있는 양반이었죠.ㅋ

 

아무튼, 웬만한 밥안되는 일,이등병들은 포반장 얼굴도 제대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오죽하면, 후임 한녀석은 포반장을 보더니

 

"저분은 어느 중대 간부님 이시길래 자주 놀러오시는 겁니까?"

 

이렇게 물어봤던 적도 있었지요...ㅎ

 

진급과 윗사람에 대한 아부보다는 무관심한척 하면서 자신의 병사들을 뒤에서 은근히 챙겨주는... 

 

아닌척 해도 상당히 인간적인 면이 있는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신비한 포반장이 선임분대장(선임하사) 시절 때 겪었던 일입니다.

 

 

그 당시 저희 단본부내에서 유일하게 장기부사관이 되면서 윗사람들의 촉망을 받던 시절,

 

중사 진급을 얼마 안남겨둔 상황 이었습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야간 순찰을 돌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특이한 점은 보통 순찰을 돌게 되면 간부 외 2명의 병사가 함께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희 경비단은 창설된지 얼마 안된 부대였기 때문에 인원이 매우 부족했었지요.

 

때문에, 병사들 대부분이 경계근무에 나가게 되었고 따라서 순찰병들도 없어서 간부 혼자서 순찰을 돌곤 했죠.

 

말이 순찰이지, 해안이지만 고저가 분명한 산에 위치한 초소를 경계등에 의지해서 일일이 돈다는 것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힘들었을게 분명하죠.

 

하지만, 당시 촉망받던 포반장 이었기에 FM대로 순찰을 돌 수 밖에 없었구요.

 

더군다나 증가초소를 잡는 취약시기였기에 포반장은 속으로

 

'빡세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하네요.

 

 

"아~ 오늘따라 초소 하나 찍는게 왜이리 힘든거냐..."

 

- 포반장님 S-60으로 가실겁니까?

 

"거기는 소대장이 가기로 했다니까 삼목으로 가자."

 

- 예, 그럼 차 돌리겠습니다.

 

 

한 차례 기동순찰을 마친 포반장은 유일한 병사인 운전병과 차안에서 무료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답니다.

 

"오늘 증가초소 잡으면 삼목은 S-44로 투입되는건가?"

 

- 아닙니다. S-44 서치 고장때문에 그 옆 46으로 들어간다고 들었습니다.

 

"낮에 뭐했길래 서치도 안고쳤데;; 하여간에... 노는것만 좋아해서리..."

 

 

 

그렇게 포반장이 탄 레토나(군용지프차)가 S-44초소 주변 도로를 돌아가고 있을 무렵....

 

'띠리리리리~ 띠리리리리~'

 

노곤한 포반장의 귓가를 핸드폰 소리가 귀찮게 건드렸다.

 

"네~ 선임분대장입니다."

 

- 2소대장입니다. 선임분대장, 지금 S-44 초소로 한번 가야 할 것 같습니다. 

 

TOD초소에서 연락이 왔는데 민간인이 초소내로 들어간 것 같답니다.

 

 

"엥?, 웬 간뎅이가 부은 놈이랍니까? 알겠습니다. 지금 가보겠습니다."

 

"야, 차돌려라... S-44로 간다..."

 

 

 

 

상황인즉, 보통 해안근무는 병사가 들어가는 S형 초소와 TOD라고 해서 

 

해상열상 관측기라는 장비가 들어가는 T형 초소가 있습니다.

 

 

 

헌데, 여름철에는 해안가에 민간인들이 바글바글 하기에 늦은 밤에도 용케 초소근처를 배회하는 민간인이 많게 마련입니다.

 

 

이들의 철수 역시 저희 부대의 임무였구요.

 

 

그때 S-44에서 근접한 TOD초소 안에서 병사 두명은 희한한 상황을 접하게 됩니다.

 

 

 

"XXX병장님? 이거 이상합니다."

 

 

- 뭐가?

 

 

"S-44에서 사람이 잡힙니다;;;"

 

 

- 근무자겠지.. 당연한거 갖고...

 

 

"오늘 S-44 투입 안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 한명 밖에 없습니다."

 

 

- 뭐? 어디보자~

 

 

 

후임병사의 말대로 S-44초소에는 사람으로 식별되는 물체 하나가 초소내를 배회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민간인 같았기에 노련한 선임 병사는 상황실에 즉각 보고를 한 것이다.

 

 

보고를 받은 상황실에서도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일단은 술취한 민간인이 

 

들어간거로 가정하고 주변을 순찰중인 포반장에게 확인을 부탁 한 것이었다.

 

 

 

 

그 시각 포반장이 탑승한 차량은 S-44초소 근처에 다다르고 있었다.

 

 

 

"저 앞에서 차대기하고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갖다 올테니까. 혹시라도 모르니까 핸드토키 망대기 잘 하고 있고."

 

 

 

- 예, 알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십쇼.

 

 

 

혹시나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포반장은 K-1총을 등뒤에 각개메어 한 뒤 조심히 발걸음을 옮겼다.

 

 

 

S-44초소 까지 가는 기동로가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작은 랜턴에 의지해서 앞을 식별하는 도리밖에 없었다.

 

 

 

어느 덧 초소에 인접할 즈음, 예상치 못한 목소리가 들렸다.

 

 

 

 

"피아노!"

 

 

.......

 

 

"피아노!"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포반장은 놀라서 죽을 판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 오늘 암구어가 피아노 / 화분 이었나?'

 

 

 

 

 

보통 아군인지 적군인지 확인을 하는 암구어는 모든 부대의 기본이었다.

 

 

 

'뭐야,이거 근무자 투입되어 있구만... 초소를 잘못 안거 아니야?'

 

 

 

속으로 괜히 허탕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포반장은 답어를 답했다.

 

 

 

"화분"

 

 

...................

 

 

"화~ 분~!!!!!"

 

 

................................

 

 

헌데, 이상하게도 문어를 말한 상대쪽에서는 이후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

 

 

 

"뭐야, 너네!!! 근무 똑바로 안서지? 암구어를 말했으면 그 다음 어떻게 해야돼? 내가 올라가면 다 죽었다"

 

 

 

그렇게 씩씩 거리며 포반장은 초소를 향해 갔고, 통문을 비롯 초소 전체를 랜턴으로 비춰봤지만, 

 

 

 

근무자는 문을 열 생각조차 하지 않는듯 조용하기만 할 뿐이었다.

 

 

 

"어? 통문이 왜 열려있지? 이것들이 문까지 열어놓고 근무서는거야 뭐야!!!"

 

 

 

화가 날대로 난 포반장은 단숨에 2층 초소로 올라갔다.

 

 

헌데, 그런 포반장을 반기는건 을씨년스런 어둠에 덮힌 초소내부와 고장나서 코드를 뽑아놓은 서치라이트 뿐이었다..

 

 

더군다나, 상황실에서 말하는 민간인은 들어온 흔적조차 없었다.

 

 

그때, 초소내부에 설치된 T/D가 울리기 시작했다.

 

 

 

"선임분대장 입니다."

 

 

 

- 충성! T-39초소 근무자 병장 XXX 입니다.

 

 

 

"야, 오늘 여기 근무자 누구야? 초소문은 열려있지를 않나, 근무자는 없고.. 뭐야, 민간인은 코빼기도 안비추는구만.."

 

 

 

그렇게 경직된 목소리로 외치던 선임분대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심하게 떨리는 병사의 말이 들려왔다.

 

 

 

 

-서...서...선임 분대장님...

 

 

 

 

"뭐야? 왜 말을 더듬어!!! 똑바로 말해 임마..

 

 

 

 

 

- 서, 선임분대장님 혹시 운전병이랑 같이 오신겁니까?

 

 

 

 

"뭔소리 하는거야? 당연히 나 혼자왔지."

 

 

 

 

 

 

- 그럼, 지금 선임분대장님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굽니까?  선임분대장님 바로 옆에 서있는 사람 말입니다.

 

 

 

그 말에 몸이 굳어진 선임분대장은 초소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괴성을 지르며 초소를 박차고 뛰어나가고 말았다.

 

 

 

 

분명 TOD초소의 병사가 본 것은 초소내에 위치해있는 두 명의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이상하게도 한쪽 사람은 머리부분의 윤곽선이 길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게 달음박치는 포반장의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까 암구어를 외치던 목소리....분명 여자 목소리였어....'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 앉아계신 주변을 확인해 보셨나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건 아닙니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보세요.

 

가녀린 목소리의 피아노 라는 음성이 들려오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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