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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고3시절, 엘레베이터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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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이였을 때의 이야기야. 그당시 난 부모님과 선생님이 기대하는 전교 1등이였지

대한민국 고3 학생들은 너나 할것 없이 3~4시간 가량 잠을 자고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공부했을꺼야

물론 나도 그 흔한 고3들 중의 하나였지 목표? 꿈? 그런 건 잊은 지 오래야

오로지 좋은 대학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밤을 지세워가며 공부를 했지

 

그러다 문득 거울을 보니 미친듯이 공부를 하고 있는 '나' 를 발견하니 

 

도대체 내가 무엇을 위하여 이러고 있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도대체 뭘까? 라는 의구심과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라는 것을 알았어 주변 친구들에게 

 

진작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어봐도 모두들 고개만 갸우뚱거릴 뿐이였고 모두들 다 하고 있으니까 자신도 하고 있다고 말했지


선생님에게 공부는 왜 해야하냐고 물으니 나보고 고3 스트레스라며 나보고 집에서 좀 쉬고 오라고 말하고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어. 그 표정은 9년 가량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아.

이 엄청난 답답함 속에 나를 해방시켜 줄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까지 팔 수 있었어 아니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

그때부터 난 미쳐버린거지, 학교도 가지 않고 동네를 미친듯이 걷고 또 걸었어 아무생각 없이 걷다보니까 조금은 나아지더라

뭐랄까? 아무런 생각 없이 움직이고 생활하니까 사람이 멍해진다고 해야할까?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으니 눈에 초점이 풀리고 입맛도 없고 무기력 해지더라 

 

근데 진짜 웃긴게 차라리 이게 그전의 생활보단 낫더라 대학에 관한일, 내신성적에 관한일, 치열한 입시경쟁 

 

이것들로부터 모두들 해방되니까 바보가 왜 헤벌쭉 웃고 다니는지 그제서야 이해가 됬어

그렇게 난 반쯤 미쳐갔지. 이미 동네에 소문은 쫙 퍼졌지 부모님은 심지어 나한테 신이 내려왔다며 

 

용한 점 집을 찾아갔지만, 무용지물이였지 난 지극히 정상이였으니까, 

 

다만 목표와 해야하는 의욕을 잃고 길을 잃은 한 마리의 작은 송아지 였으니까

"띵.. 1층입니다."

오늘도 미친듯이 걷다가 엘리베이터를 탔어 근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바라보면 

 

그때서야 내가 뭘 해야하는지도 생각나고 정신이 번쩍 들곤 했지 

 

핏기 없는 얼굴 썩은 동태 눈깔과 비슷한 내 눈동자 흐물거리는 어깨 그야말로 내 몰골은 정상이 아니였어

"띵..12층입니다."

현재 내가 도착한 곳을 알려주는 것은 선생도 부모님도 친구도 아닌 오로지 엘리베이터의 딱딱하고 감정없는 기계음 뿐이였어

참 고마운 존재였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 나에겐 아주 고마운 존재였어

점점 더 내 상태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나조차도 통제하기가 힘든 상황까지 오게 된거야 

 

살아 움직이는 좀비가 있다면 바로 나였을꺼야

"띵.. 1층입니다."

"띵.. 2층입니다."

"띵..3층입니다."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3층으로 한층씩 엘리베이터를 눌렀지 

 

한층씩 들려오는 그 딱딱한 기계음이 난 너무 좋았어 내가 도착한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줬고 예언가 같은 존재였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완전 정신병자 취급하기 시작했어 삿대질은 물론 나를 보면 옆으로 피해가곤 했지

내가 엘리베이터를 매일 탄다는 것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했어


15층에 살던 사람들도 나와 마주치기 싫었는지 계단을 이용했어 103동의 엘리베이터는 내 것이나 다름 없었지



그러던 어느 날이였어 어느 때와 다름 없이 미친듯이 한층씩 엘리베이터를 눌러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딱딱한 기계음을 듣고 있었어.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낑낑거리며 까만 비닐봉지로 덮혀져 있는 물건을 들고 한 남자가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어.

15층 꼭대기층부터 한층씩 내려왔던 나를 보고선화를 버럭 냈어

"죽고 싶어? 꺼져"

나를 강하게 밖으로 밀어냈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메고 있는 것을 봐선 

 

생선집에서 일하는 아저씨 같았어 스치니까 비린내가 진동을 하더라고


그렇게 밖으로 밀려난 나는 하염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좀처럼 엘리베이터는 내려오지 않았고 30분 가량 지나서야 엘리베이터는 내려왔어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지 코끝을 아리는 비린내에 숨이 좀 막히긴 했지만 1층부터 15층 꼭대기까지 다시 오르락 내리락거렸지

"1츠.. 층입니다."




" 2츠..층이..입니다."




" 4ㅊ..층..입..니.. "




"8츠..츠.. 층.. 이.. 입..니..다"




뭔가 이상했어 뭐랄까 점점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기계음이 힘이 없어지고 흐느적 거리고 목소리도 심하게 떨렸지

기계에 문제가 있겠거니 다음날 경비 아저씨 한테 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들어갔지.



다음날 아침은 그 어느 때 보다 소란스러웠지 아파트 단지안을 울리는 사이렌 소리 때문이였어.

창 밖엔 수많은 경찰차와 과학수사대 차량이 와 있었지.

나와는 전혀 관계없었기에 오늘도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1층으로 내려갔지.

뭔가 이상했어 노란색 선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었어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던 나는 경찰과 눈이 마주쳤고 경찰은 말했지


"니가 그 학생이구나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


난 사실대로 말했어 어제 횟집 아저씨가 올라가는 것을 제외하곤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내 말을 들은 경찰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내게 되물었어


" 어제 엘리베이터 천장 위에 누가 시체를 유기 했어 

 

그 사람이 타고 아무런 문제점 느끼지 못했니?
 

이것 좀 봐줄래?"

경찰은 나에게 CCTV 영상을 보여줬다 어제 그 남자가 시체를 엘리베이터 천장에 유기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그리고 난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공포와 두려움을 온 몸으로 받아냈어.


그제서야 난 정신이 번쩍 들었음은 물론이였고 온몸의 털이 쭈삣쭈삣 서는 듯한 기분이였어.




그 남자는 여자의 시체를 천장에 억지로 쑤셔 넣었어 

 

여자는 아직도 살아 있는지 꿈틀거렸고, 기계음이 들리던 스피커 때문에 

 

여자가 들어가지지 않자 스피커의 선을 미친듯이 끊어내고 있던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어.




그제서야 알게 되었어.




어젯밤 왜 스피커의 소리가 엘리베이터가 올라갈수록 희미하게 들렸는지..




그리고 난 그날 이후로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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