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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괴담 모음

리자 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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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이었다.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 벨이 울렸다.
밤에 우리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느낌으로는 40대 정도.
묘하게 벌벌 떠는 느낌이 이상했다.

"누구세요? 혹시 엄마 아시는 분이세요?"
"모, 모, 모릅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 …길을 잃어버려서, 그래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엄마께서 인터폰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누굴까 하고 현관 옆 창문으로 봤다.

창문 너머로 본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40대였는데, 밝게 염색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밝은 초록 블라우스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분명 이상한 사람이 틀림없다!
엄마께 밖에 있는 사람이 이상하기에 절대 열어주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엄마께서 쓴웃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걸어 왔다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보내니. 우산이라도 빌려드리렴."

그 날은 확실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의 모습을 봤기에 엄마의 친절을 원망했다.
나는 우산을 가지러 베란다로 가고, 엄마는 현관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엄마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어서 돌아가! 돌아가라고!"

평소 엄마의 고함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서,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현관으로 가니 여자가 체인 걸린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고,
엄마께선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셨다.
나는 곧바로 현관으로 갔고 나까지 합세해서야 겨우 현관을 닫을 수 있었다.

"엄마,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니 괜찮아. 무서웠지? 얼른 자자."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현관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나는 너무 위축되어 울면서 경찰에 전화하자고 했다.
하지만 엄마께선 침착하게 일단 지금은 무시하고 계속 그러면 경찰을 부르자 라고 하시며, 신경 안 쓰신다는 것처럼 잘 준비를 하셨다.

쾅! 쾅!

이윽고 현관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렸다.
30분 정도 지나자 소리가 그쳤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웃집에서도 나온 것 같았다.
현관 너머로 이웃집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대로 잠들었다.
이후 같은 일은 없었기에 어머니께서도 별 다른 언급은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하룻밤의 해프닝으로 기억되었다.

몇 년이 지났다.


도시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엄마와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자취방에서 첫 날, 엄마와 통화하는데 문득 그 날 일이 생각났다.

"엄마, 그 날, 무서워서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 괜찮을까, 자취하는 거?"

그러자 엄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날, 네가 너무 무서워해서 말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 정말 이상했어.

빗속을 걸어 왔다고 하는데, 비에 전혀 젖지 않았어.
그리고 왼쪽에는 방망이를 들고 있었고,
게다가 그 사람…… 남자였지."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 왜 경찰 안 부른 거야? 경찰을 불렀어야지."
"경찰 불러도 바로 도망갈 것 같아서 그랬지. 이미 여자 둘이 사는 집인 걸 알려졌는데 괜히 경찰 불렀다가……."

분명 그 때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공포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앞으로 문단속을 잘 해야겠다.
자취 첫 날부터 왠지 무서운 밤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잠이 들려는 찰나, 갑자기 현관벨이 울렸다.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야근하고 돌아가는 길.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돌아왔다.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고 오고 싶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시작되는 시간이라 급히 올 수 밖에 없었다.
이래서 혼자 사는 건 불편하다.

속옷까지 젖었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목욕했다.
하루의 피로를 따뜻한 물로 씻겨 보낸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미 드라마가 시작한 모양이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집이 어둡다.
마음이 급해서 조명도 켜지 않았던가.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눈으로 어두운 방에서 일단 전원을 찾는다.

코드……. 코드…….

코드를 찾아내고 전기를 켠 순간, 나는 눈치 챘다……. 

 

 

 

---------------------------------------------------


우리 동네에는 흉가가 있다.
관리인이 죽어 오래전부터 운영하지 않게 된 여관이다.
음침한 분위기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날 밤.
친구와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평소라면 무서워서 가지 못했지만, 술기운을 빌려 친구와 함께 그 흉가에 갔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흉가의 모습에 조금 무서웠지만,
들어가 보니 역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다른 방에도 들어가 보았다.

핸드폰 불빛에 희미하게 붉은 글자가 보인다.


라이터 불빛을 방 안을 살펴보니 온통 붉은 글자로 쓰여 있었다.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집요할 정도로 방을 메우는 붉은 글자.
천장에까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 글자들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것…….


방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졌다.

 

 

 

--------------------------------------------------

 

어느 날, 나는 숲을 헤매게 되어 버렸다.
밤이 되어 배도 고파져 왔다.
그런 가운데, 한 가게를 찾아냈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이상한 이름의 가게다.
나는 인기 메뉴의 「나폴리탄」을 주문한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나는 먹는다.


……어쩐지 이상하다.짜다.이상하게 짜다.머리가 아프다.
나는 불평을 늘어 놓았다.


점장:「미안해요. 다시 만듭니다. 돈은 받지 않아도 좋습니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나는 먹는다.이번에는 멀쩡하다.


나는 가게를 나온다.


잠시 후, 나는 눈치채 버렸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인기 메뉴는……나폴리탄……

 

 

 

--------------------------------------------------

 

 

우리집 근처에 여자 아이가 이사해 온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그녀의 집에는 아빠가 없었다.


엄마는 어린 나의 눈으로 봐도 아주 젊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녀와 나는 다른 반이었지만 금새 사이가 좋아졌다.


그녀는 밝은 성격이 아니라 친구가 적었다.


책만 읽고 있어 친한 친구가 없었던 나와 그녀는 서로 집에 놀러다니며 사이가 좋아졌다.


그러던 중 그녀는 고민거리를 말해주었다.


엄마가 자주 때리는 것.


같은 반 여자아이가 괴롭히는 것.


좋아하는 남자 아이가 있지만 그 소년은 다른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


처음에는 내가 주로 말하는 편이었지만 요즘에 와서는 보통 그녀가 이야기하고 나는 듣는 쪽이 되어 있었다.

 

어느날부턴가 그녀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좋아했던 남자 주위의 여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나를 만날 때마다 자신을 괴롭히는 여자애들이 밉다고 했다.


그 괴롭힘을 못본척 하고 있던 반친구들 모두 다 밉다고 했다.


그리고 현실성이 없는 복수나 반친구들의 욕을 끝없이 계속 이야기했다.


나는 단지 조용히 맞장구만 쳐주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자 그녀의 행실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고 놀러다니고, 언제부턴가 담배도 피우기 시작했다.


가정환경도 악화되어서 깊은 밤중에 갑자기 엄마와 크게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민신고로 경찰이 집에 온적도 있었다.

 

이웃들이나 학교 친구들과도 사이가 나빠져서 낙서나 쓰레기를 던지는 등의 질 나쁜 장난이 그녀의 집에 행해졌다.


한 번은 편지함에 죽은 고양이 시체가 들어가 있던 적도 있었다.


어머니도 나에게 그녀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녀는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나도 그녀의 모습을 보는 일이 부쩍 줄었다.


갑자기 늙어버린 듯한 그녀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낮에는 절대로 밖에 나오지 않고


밥은 방문 앞에 놓고 가고


깊은 밤중 화장실에 갈 때만 나온다.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오랫만에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나와 만나는 것을 거부했다.


문너머에서 돌아가라고 고함칠 뿐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문이 조금 열려 있길래 방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문틈새로 살짝 보인 그녀는 창백하게 여위어 있었다.


말라 비틀어져버린 걸레같았다.


나는 매일 그녀를 만나러 갔다.


부모님과 말다툼을 했다.


겨우 친해질 수 있던 친구와도 멀어져 버렸다.


그런데도 매일 그녀의 집으로 만나러 갔다.

 

그러다 그녀와 겨우 문너머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던 일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잡힌 일


남자 친구가 생겨 기뻐했는데 피임에 실패해서 아이가 생기자마자 도망가버린 일


도움 받고 싶어서 상담한 모친에게 반광란 상태로 맞은 일


아이를 낙태한 일


죽으려고 했던 일


손목을 그어버린 일


예전처럼 그녀가 일방적으로 계속 이야기하고 나는 맞장구를 친다.


내 의견을 물어올 때는 될 수 있으면 무난한 방향으로 말한다.

 

그러다 그녀가 방에서 나왔다.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점점 성격도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어느 날 그녀는 집 근처 빌딩에서 뛰어 내렸다.


아래쪽에 풀밭이 있었고 그렇게 높지가 않아서 목숨은 건졌지만

 

척추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휠체어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울면서 사과했다.


엄마와 나에게 폐만 끼치고 있던 것이 너무나 미안해서 뛰어 내렸다고 했다.


울고 있는 그녀를 위로했다.

 

드러누운 채로 울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어려웠다.


위로하면서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다.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온몸의 물기를 다 짜내려는 듯이 울면서

 

「진심이야? 이런 나라도 좋아? 정말로 좋아?」


하고 몇번이나 되물었다. 질문받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주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널 좋아했어.


얼굴을 찌푸리며 반 친구들을 욕했을 때도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거칠어져 있었을 때도


일방적으로 계속 투덜거리며 불평하고 있었을 때도


네가 울면서 엄마가 때린다고 고백했을 때도


방에 틀어박혀서 마치 딴사람처럼 말라버렸을 때도


초등학교 때 네가 좋아하는 남자애 이름을 그 여학생들에게 알려줬을 때도


너의 집 편지함에 죽은 고양이를 집어 넣고 있었을 때도

 

너의 남자친구를 몰래 따라가 없애 버렸을 때도


다리의 감각을 잃고 하얀 침대에 삼켜질 것처럼 조그맣게 누워 있는 지금도


쭈욱 너를 좋아해.


이것으로 너는 완벽하게 「나만의 그녀」다.

 

우리 이번에 결혼합니다.

 

--------------------------------------------------

 

어느 오후.

작은 새가 지저귀는 숲 속을, 한 명의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엄마! 어디에 있는거야?'

 

외치는 소녀. 하지만 대답은 없다.

그러던 중 소녀는, 어떤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군요! 여기에 있군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중간이 끊어져 있는 일기장 하나 뿐.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불쑥 놓여져 있다.

소녀는 살그머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5월 16일

내일은 즐거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매우 즐거워.

 

5월17일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5월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씨에게 가득 선물 받아 버렸다.

그렇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 어디에 둔 거지?

 

9월33일

시계의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12월65일

오늘이군요, 밖에 나와 보았어.

그랬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어.

가득 많이 있었어.

그리고 전나무는 이상한 색이었다.

어째서 일까?

 

 

소녀는 돌연, 일기장을 덮었다. 소녀는 깨달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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