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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새까만 허수아비
  • 리자
  • 2016.06.07 12:48:48
  • 조회 수: 104

 

 

 

 

 

 

연말부터 새해에 걸쳐 나는 친가가 있는 군마현에 돌아와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방학엔 언제나 이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작은 시골 마을인 덕에 그 우체국의 배달 루트는 모두 기억하고 있다.

 

 

 

그 덕에 직원 분께서는 [즉시 전력이 왔네!] 기뻐하셨다.

 

그리고 올해 처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S군의 인솔을 맡겼다.

 

간단히 말해 2, 3일 정도 함께 배달을 하며 배달 루트를 기억시키라는 것이었다.

 

 

 

이 S라는 녀석은 상당한 술고래여서, 나와는 금방 친해져 농담을 툭툭 던지는 사이가 되었다.

 

이 녀석이 배달해야 하는 곳은 50곳 정도.

 

가구 수는 적지만 다음 배달 장소까지 가는데 상당히 시간히 걸리는, 

 

보통 [뚝 떨어진 곳] 이라고 부른 지역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8일째 되는 날이었다.

 

S의 배달 구역은 내 바로 옆 구역이었기 때문에, 

 

우체국에 돌아갈 때 버스 정류장 옆의 자판기에서 만나 함께 돌아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 날, S는 새빨간 눈을 부릅뜨고 눈물을 흘리며, 미친듯이 자전거를 밟아 나타났다.

 

시간은 이미 오후 5시.

 

평소 마감 시간을 훨씬 넘은 시간이었다.

 

 

 

길에서 굴렀던 모양인지, 얼굴, 옷, 자전거가 모두 흙투성이였다.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다.

 

 

하지만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 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어서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나는 우편물을 잃어버리거나 파손한 것인가 싶어 [우선 우체국으로 돌아가자.] 라고 말하고 S를 데리고 우체국으로 돌아갔다.

 

 

 

우체국에 들어서자 S의 흉한 모습을 본 집배과 과장이 무슨 일이냐며 달려왔다.

 

과장은 [무슨 일이야? 우편물을 잃어버리기라도 했니?] 하고 물어봤다.

 

S는 [아뇨, 전부 제대로 배달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어떻게 물어봐도 이야기는 하지 않고 [믿어주지 않을테니까.] 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이후 여러 직원들이 찾아와 S에게 사정을 물어봤지만 [믿어주지 않을테니까.] 라는 말 뿐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혹시 새까만 허수아비를 본거니?] 라고 물었다.

 

그러자 S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다른 직원이 [아, 숲에서? 아니면 시냇가 쪽에서?] 라고 묻자 S는 [양 쪽에서 모두요.] 라고 대답했다.

 

 

 

S의 배달 루트에는 A라고 하는 집이 있다.

 

우편물로 미루어 보면 중년 부부가 둘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그 곳에 가기 위해서는 300M 정도의 어두운 숲을 지나 작은 시냇물을 건넌 다음, 밭 중간을 지나가야만 한다.

 

 

 

솔직히 이런 곳에 집을 짓지 말라고 화내고 싶을 정도의 위치다.

 

그 A라는 집은 20년 정도 전에 불이 났던 모양이다.

 

그 화재로 인해 어린 아이와 조부모가 죽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아이를 병원으로 데려가려다 숲길에서 힘이 빠져 

 

그대로 쓰러졌고, 할머니는 검게 탄 채 시냇가에서 발견됐다.

 

아이는 앰뷸런스로 근처 병원에 이송됐지만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지금 A집이 있는 곳은 밭을 지나가야 하지만, 원래는 그 밭에 집이 있었다고 한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아직 아이를 찾고 있고, 

 

할머니는 지금도 불을 피해 도망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처음에는 허수아비인 줄 알았어. 그런데 새까만 머리가 눈에 띄더라구. 머리카락만 새하얀 색이었어...]

 

S의 말이었다.

 

문득 나도 기억을 되살려 봤다.

 

 

 

확실히 그 밭에는 허수아비 같은 건 없다.

 

그렇지만 올해 딱 한 번 시냇가에 검은 허수아비가 떠 있는 것을 본 것 같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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