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말 초여름이었습니다.

 

 필리핀이 물가 싸고 놀기 좋다는 말을 들어서 솔깃했던 저와 친구들(친구1,친구2,친구3)은 두 달 간의 여름방학을 맞아 필리핀으로 떠났습니다.

 

 

필리핀의 치안이 열악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가이드가 가라는 곳만 잘 다니면 특별히 위험할 것이 없다고 해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비행기로 중국을 거쳐 온 터라 피곤했던 저와 친구들은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해두었던 호텔로 향했습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두어 시간을 누워있다가

늦은 오후에 기본적인 필수품들만 작은 배낭에 담은 다음(이때 챙겼던 물건이 우리를 지켜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본격적으로 놀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위에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몇몇 보였고 여러 나라에서 놀러온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막상 와보니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동네 분위기도 한국에서 들었던 것 과는 달리 평화로웠습니다.

 

한참 재밌게 놀고나니 친구들이 배가 고픈지 저녁을 사먹으러 가자는 겁니다. 마침 저도 배가 고팠기에 옆동네의 시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이때였습니다.

 

택시에서 잘못 내린 저희는 어두운 골목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불량배를 만난 것이죠

 

 

불량배의 두목(?)으로 보이는 녀석이  저희에게 영어로 뭐라고 자꾸 말을 거는데 그걸 다 알아들을 턱이 없는 저와 친구들은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때 두목의 옆에있던 녀석이 총을 꺼내들면서

 

 

 

총든녀석:꼼짝마 탕탕!우리는강도다!돈을내놔라!

 

친구1:으악으악강도다도망쳐

 

친구2:헉 도망가자

 

저와 친구들은 순간적으로 그들을 밀치고 뛰었습니다.

 

(퍽밀치는소리)

 

총든녀석:으악 저녀석들이 우리를 밀쳤어

 

두목:잡아!

 

나:뛰어얘들아 사람이많은데로가서 지원을 요청하자!

 

친구3:좋았어! 그거 좋은생각인걸!

 

 

 

저는 전속력으로 달리며 우리가 총에 맞지않기만을 빌었습니다.

 

총에 맞게되면 정말 일이 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총든녀석:탕탕탕!너희들은포위됐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나:얘들아 이쪽이야

 

저는 옆골목으로 재빨리 방향을 틀어 친구들과 함께 숨었습니다.

 

 

두목:녀석들 어디로갔지

 

총든녀석:두리번두리번 이쪽이야!

 

친구2:휴 다행이다

 

친구1:십년감수했네

 

친구3:도움을요청하자

 

나:ㅇㅋ

 

 

저희는 겨우 사람이 많은 곳에 도착해 그곳의 보안관에게 바디랭귀지로 설명을 했습니다.

 

보안관:걱정마십시오 저쪽으로가면 방호막이있으니까 거기서 쉬세요 안심하세요

 

나:안심해도되겠군

 

친구1:아이고배야 

 

친구2:왜그래

 

친구1:배가고파서 속이쓰리다

 

나:이거 대단한우연인걸 마침가방에 배가있어

 

저는 가방에서 배를꺼내 네조각을 내어서 친구들과 나누어먹었습니다.

 

이 배가 아니었다면 제 친구는 배가 고파서 죽었겠죠 호텔에서 가져온 보람이있었습니다.

 

보안관:집까지 가는 경비행기를 준비했습니다 집으로 가세요

 

나: YOU RE WELCOME.

친구1: 싸와디캅

 

친구2: 워아이니

 

저와 친구들은

보안관에게 감사인사를 한 뒤 경비행기를 타고 고향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를생각하면 온몸에 닭살이 돋습니다. 으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