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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내 머리카락
  • 리자
  • 2016.10.24 09:56:30
  • 조회 수: 135

 

 

 

 

 

 

저는 외국에 사는 사람이예요.

 

지금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방안에 세면대니 장농이니는 빌트인으로 되있는 싱글룸이고요,

 

화장실이랑 샤워는 공통으로 써요...

 

 

그래서 밤에 자다가도 문밖에서 다른 사람들 일어나서 

 

화장실에 볼일보러 가는 소리니 인기척이 나서 별로 무서울일은 별로 없어요.

 

 

저는 가위니 뭐니 눌려본경험이 하나두 없거든요. 복이라면 복이지요.

 

 


제 생각에는 저희 외할머니께서 좋은 일을 많이하시고 

 

제가 저희가족 최초로 외국에 나가 사는 사람이라 걱정어린 맘에 절 위해서 기도를 참 열심히하셔서 그런것같아요.

 

 

왜 여자분들, 막 돼지털이라고 머리안쪽에 나는 머리카락들 막 꼬불꼬불한거 있잖아요.

 

 

제가 어릴때부터 뭐 앉아서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어쨌거나 손을 그다지 쓸일이없으면 

 

꼭 머리속을 헤집으면서 그 꼬불대는 머리카락들을 뽑아야만하는 괴상한 습관이 있었어요.

(덕분에 어릴때는 맨날 수세미 내지는 아프로 소리들었는데, 요즘은 "비교적" 생머리라는...)

 

 

요즘에야 알게된거데 그것도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어디서 읽은적이 있는데, 자세히는 안나왔었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머리카락들을 한 뭉텅이로 뽑으면 그걸 무슨 손톱발톱 깍은거 마냥 모아서 버리는게 아니라, 

 

그때 한가닥 한가닥씩 뽑는거라 그냥 뽑히면 쓱 보다가 바닥에 던지고, 또 하나뽑음 바닥에 던지구...

 

 

그래서 어릴때부터 엄마가 방바닥 걸래질하러 오면 제가 한참 앉아있던 곳에 바닥에 온통 머리카락투성이라 

 

맨날 머리카락 쥐어뜯지 말라고 혼나던 기억이 있어요.

 

 

엄마의 지긋지긋한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버릇 개 못준다고했던가요, 

 

끝내 그 버릇 못고치고 유학와서 기숙사서 혼자살게 되었어요.

 

 

이제 엄마도 없고, 암두없겠다, 아주 책 읽을 때마다 신났다고 머리 헤집어서 돼지털들을 뽑아냈답니다. 

 

그리고 뽑힌 곱슬머리들은 모조리 바닥에...

 

 

여기는 바닥들을 다 카펫으로 해놨어요. 

 

한국처럼 장판이 아닌데다가, 제방 카펫은 진한 회색이라 머리카락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아서 

 

게으름 저로써는 절대절대 바닥 청소 안했다는...

 

 

어쨌거나 그날은 미국학생들의 청산별곡급인 셰익스피어 원문을 읽고 있었답니다.

 

 

빌어먹을놈의 Old English.

 

요즘 영어와 한참 단어나 문법이 한참 다른 중세 영어를 보며 끙끙대면서 역시나 머리카락을 쥐어뜯어서는 바닥에 버리고..

 

 

그러기를 몇 시간.

 

간신히 책하나 끝내고 아침 일찍 일하러 가야해서 좀 늦었지만 아예 안자는것보다는 나을꺼 같아서 

 

불들을 다 끄고는 침대에 누웠답니다.

 

 

그때 시간이 거의 새벽 네시가 다 되어서 복도에서 간간히 들리던 인기척도 없었어요.

 

책을 넘 오래본지라 눈이 쓰라려서 계속을 감은 눈꺼풀을 문질러대다가 잠이 들었는데, 

 

침대밑에서 뭐가 움직이는거 같은거예요. 기숙사 건물이 오래되서 쥐가 많거든요.

 

 

에고... 피곤해 죽겠는데 이노무 쥐는 잠도 안자고 뭐다냐 싶어서는 겁줘서 쫓아낼 요량으로 

 

마침 손에 롤화장지가 잡혀서 그 빌어먹을 쥐한테 던질요량으로 끄응하고 상체를 살짝 일으켰죠.

 

 

헉...

 

 

고개를 슬쩍돌려서 제가 본것은.. 빌어머그실 쥐가아니라, 왠 여자귀신이...

 

 

얼굴을 하얗다 못해서 파랗고 머리는 길고 ,까만 곱슬머리를 치렁치렁 늘어뜨려서는 

 

옷은 왜 타이타닉에서 보면 마지막에 그 할머니가 입은 하얀 원피스 잠옷 있잖아요?

 

 

어쨌든 그런 하얀 드레스 잠옷을 입고 바닥에 엎드려 있었는데 공포에 질려서 저는 꼼짝도 못하고 있고, 

 

저를 못본건지 알고도 무시하는건지, 한참을 아무동작없이 그리 엎드려있던 흰원피스의 그녀...

 

 

천천히 손을 뻗어서는 바닥에 있는 제 머리카락들을 집더니 입으로 가져가는것이 아니겠어요.

 

그 머리카락을 먹거나 삼키는건 아니고, 입에 삐죽삐죽 삐져나오게 물고는 계속 입을 우물우물대는..

 

 

그렇게 계속 바닥에 있는 제 머리카락들을 주어서는 질겅질겅 씹으면서, 진짜 천천히 방문쪽으로 기어가드라구요.

 

 

방문 바로 앞이 세면대라서 칸막이가 되어있어 침대에서는 방문이 안보이는데, 

 

어쨌거나 방문으로 나갔는지 귀신이니깐 귀신처럼 뿅하고 사라졌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한참을 공포에 질려서 얼어있다가

 

혹시나 그 귀신이 복도에 있을까봐 나가지는 못하고, 막 일부로 머릿맡에 있었던 노트북을 켜서는

 

음악 크게 틀고 손에는 할머니께서 주신 묵주 들고, 이불로 몸 싸매고는 벌벌벌떨면서 동터서 일하러갈때까지 그러고 있었답니다.

 

 

해가뜨니깐 왠지 그 햇빛이 주는 긍정적인 기운 때문인지 좀 용기가 생기면서 

 

'귀신이고 뭐고 돈을 벌어야 학비를 낼꺼아뇨' 하며 대충 세수하고는 일하러 방문을 여는데...

(수업이 점심 이후부터 있어서 새벽부터 일을 했었어요.)

 

 

헉...

 

 

문 바로 앞에 온통 머리카락 천지였어요.

 

햇살이주는 양기니 개뿔이니 때려치고 도로 무서워져서는 벌벌벌 떨면서 비닐봉투 뒤집어서는 

 

손에 끼고 머리카락들 담아서는 층에있는 큰 쓰레기통에 버렸답니다.

 

 

그리고 한 동안은 불키고 잤어요.

 

 

물론, 우리 엄마가 몇 년을 걸쳐서도 고치지 못했던 그 습관. 

 

완전히 고쳐진건 아니지만, 머리 헤집을때마다 그 때 일 생각나서는 멈칫하게 되서 요즘은 거의 안하다시피해요.


혼자 살아서 외로버서 맘이 약해져서 그런가보다 살고있어요. 외로워요ㅠㅠ


저는 무지무지 무서운 경험이였는데 막상 쓰니깐 그때 그 무서운 느낌이 좀 덜해지는 느낌이네요.ㅜㅜ

 

 

제가 디자인쪽 공부하는 사람이라 글엔 소질이 없어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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