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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여름날 이야기
  • 리자
  • 2016.10.24 09:57:24
  • 조회 수: 119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가위눌림.

 

그 깊이가 깊던 얕던,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가위에 눌려보았을수 있다.

 

프로이드말에 의하자면 

 

심장부근에 무게감을 느낄만한 무언가 (손,팔, 그외것들) 올려져있다면

 

가위눌림을 경험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내가 깍지 낀 손을 가슴위에 두고자서 그렇게나 자주 가위를 눌렸는지 모르겠지만, 

 

내 무의식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였다.

 

 

 

굉장히 피곤한 그런 날이었다.

 

팔이 축축 늘어질 정도로...

 

찌는 듯한 여름이었는데, 몸살에 걸렸는지 약간의 오한이 느껴졌다.

 

그 날은... 잠자리에 일찍 들 요량이었다.

 

방안의 불을 끄고 눕자마자..

 

눈을 한번 깜빡였다가 다시 떴다.

 

 

 

헌데 방안의 기온은 마치 영하권에 온듯한 한기로 가득차 있었다.

 

내가 많이 아픈걸까?  왜이러지....

 

 

후우~....

 

 

가늘게 숨을 내뱉어 보았다.

 

차가운 달빛사이로 선명히 보이는 뿌연 입김...

 

뭐지?

 

왜인지는 모르지만, 이상한 현상을 겪게되면 사람은 밝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확인하려 한다.

 

나 역시 본능적으로 꺼진 형광등을 다시 키려고 몸을 일으켰다.

 

순간, 몸이 침대에 달라붙은 듯 꼼짝도 하지않았다.

 

눈알만이 분주하게 온 방안을 훑고있었다.

 

차례대로 방안의 벽면을 빙둘러보니 자연스레 방안의 가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벽귀퉁이 가장 어두운 곳에 세워둔 옷걸이.

 

분명 옷걸이라 생각하고 시야를 옮기던 찰나...

 

옷걸이 옆에 무언가 옷걸이 크기와 비슷한것이

 

 

서.......있다.......

 

 

다시 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었다..

 

순간적으로 내몸에 깨알같은 소름이 스쳐 지나갔다.

 

공포심에 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었고,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때문에 그 곳을 피할 수도 없었다.

 

자주 눌리는 가위였기에  난 이것이 꿈인 것을 인지했다.

 

단지 너무도 선명한꿈이라는 것...

 

 

 

용기를 내어 옷걸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난히 창이 많은 내 방에 그 곳만은 유일하게 빛이 잘 들지않는 부분이었고, 

 

세워둔 옷걸이마저 어둠 속에서 눈을 찌푸리며 집중해야지만 어떤 옷이 걸려있는지 알 수 있는 정도였다.

 

헌데 확실히 옷걸이 옆에 무언가가

 

 

움직이고....있다.

 

 

서서히 꾸물대며...

 

 

길고 검은천 같은 것이 위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다. 도대체 뭘까?

 

공포심의 단계를 지나 저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만 같았다.

 

검은천이 갈라진다. 검은천 사이로 하얀 무언가가 보인다.

 

 

얼굴이다.

 

 

사람의 형상을 한 무엇인가가 보인다.

 

 

설마했던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난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져버렸다.

 

가위에 눌려서가 아닌 내 스스로 내 몸을 제어할 능력을 잃었다고 할까.

 

눈동자 조차도 움직일 수 없이 그 곳에 시선이 꽂혀 

 

미치도록 피하고픈 상황을 한 순간도 빠짐없이 봐야하는 고통을 느낀다..

 

 

검은천이라고 생각했던 무언가는...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이 앞으로 가려져있던 무언가가 고개를 들자, 

 

머리카락 사이로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자세히 보이지 않는데 그것이 웃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게 슬로모션으로 돌아가고있다.

 

그것 아니 그 여자가 고개를 들어올리는 시간과 내 몸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건...

 

너무도 선명한 빨간입.

 

무서우리만치 크고 섬뜩한 빨간입이었다.

 

 

"큭큭크크......"

 

 

쇠의 마찰음처럼 징그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똑바로 응시하는 초록색 눈.

 

인광이라고 하나 어두운 곳에서 빛나는 개의 눈과 같은 그런 인광이 너무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과 나는 별개의 개체처럼  마치 TV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서로를 응시하고있을 뿐이었다.

 

 

아무리 내가 꿈이란 걸 알아도 미칠듯한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절실한 기독교인도 아닌 나지만 어린시절 자주 듣던 주기도문이 생각이 났다.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여. 이름이..."

 

 

마치 옷걸이와 같은 느낌으로 어깨와 팔을 축 늘어뜨리고 

 

길디긴 머리카락 사이로 섬뜩한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있던 그 여자.

 

 

갑자기 행동이 빨라지는 느낌. 같이 공존하고있는 느낌.

 

 

다급한 마음에 주기도문을 빨리 외자  

 

입 밖으로 실제 목소리가 되어 주기도문이 말해지고있었다.

 

눈물이 봇물 터지듯 마구 쏟아 내리고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그 여자.

 

고개를 빠른 속도로 갸웃대기시작했다.

 

빨간입은  숨을 쉬고 있는 듯, 기분 나쁜 하얀 입김까지 내뱉고 있었다.

 

헌데 미칠것 같은 건, 그 모습이 그 행동이 미치도록 무서웠다는거다.

 

사람이 고개를 갸웃대는 모습이 아니라, 

 

뭔가 부자연스럽게 끄덕대는 모습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고,

 

거의 울부짖으며 주기도문을 외고 있는 나에게...

 

 

갑자기 삐걱대는 고개를 멈추더니 빠른 속도로 내가 있는  침대로 걸어오고 있었다.

 

보폭이 굉장히 짧은데, 너무나도 빠른 발놀림으로 나에게로 다가오는 느낌.

 

발목까지오는 긴 치마인지 바지인지도 모를 것 밑으로 달빛에 파란색 발이 왔다갔다하는 그 광경....

 

 

순식간에 내 머리맡에 와서는 나를 내려다보고있는데 

 

푸른 인광을 내며 눈을 아래로 내리깐 모습이란...

 

그 극도의 공포감에 감기지도 않는 눈으로 그것을 똑바로 응시하며 눈물범벅이되어 주기도문을 외우고 있었다.

 

 

내가 기절한 것이 이때쯤이었을거다.

 

그 여자의 차가운 입김을 느끼며, 

 

시뻘건 입술사이로 피같이 붉고 긴 혀가 

 

가슴께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는 순간..............

 

 

아마 기절하지 않았더라면 유난히 커다랗고 붉은 혀가 내 얼굴을 핥는 걸 느껴야만 했을 것이다.

 

마치 잠에서 깨었던듯 빗소리에 잠(?)이 깨었다.

 

장마철을 맞은 듯 굵게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내가 겪은 극한의 공포는 불과 눈을 감은지 1시간 남짓 밖에 지나지않았다.

 

일으켜지는 내 몸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꿈에서 깨었다'는 안도감에 현실감을 인지하기 위해 괴형상이 서있던 곳으로 걸어갔다.

 

 

 

옷걸이옆 벽면의 모서리였는데 

 

8월의 무더운 여름날 밤에 냉장고안에 가루얼음이 서려있 듯 벽면에 하얀 얼음가루가 서려있었다.

 

만져도 보았지만 그건 분명 얼음가루였다.

 

손을 대어 만지는 순간, 힘없이 부스러져내리며 곧 녹아버렸지만 말이다.

 

 

 

증명하기 힘든 어느 여름 밤의 일이었지만, 아직까지 그 가위눌림을 잊을수 없는건.

 

옷걸이에 무수히 옷이 걸려있는 틈사이로 두개의 푸른 빛이 번득였던 건 나만의 착각이였을까?

 

 

 

 

 

그 해 여름 동안은 줄곳 감기를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난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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