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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2ch 괴담-뒤틀린 집
  • 리자
  • 2016.10.24 10:07:23
  • 조회 수: 147

 

어머니는 외동딸로 온갖 대접을 받고 자랐었다.

철모르고 결혼한 아버지와 이혼한 건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나와 나이 어린 남동생, 여동생은 어머니를 따라왔다.

 

외갓집이 지방도시의 명문이었던 덕에, 외갓집에 얹혀 살면 자유롭고 유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외조부모님은 마음대로 돌아온 어머니에게 격노했다.

결국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외조부님에게 절연당했고, 집에서 내쫓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에서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던 건설회사 아저씨와 재혼했다.

아저씨는 그야말로 벼락부자로, 취미도 좋지 못한 남자였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절연당하고 애가 셋 딸린 어머니에게는 최고의 남자였겠지.

 

한동안 호텔에서 기거하던 우리는, 어머니의 재혼을 기점으로 아저씨네 집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 집은 무리하게 증축을 거듭한 듯, 집은 컸지만 일본식 집에 조립식 가옥을 덧댄 느낌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집 자체가 뒤틀려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린나이라 아무 것도 모르던 나와 동생들은 순진하게 집이 크다며 좋아했었다.

우리가 집에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네 아들이자 우리에겐 의붓형이 되는 사람이 집을 나갔다.

형은 우리 남매에게는 상냥했기에, 우리는 우리 때문에 형이 집을 떠나는 건가 싶어 무척 미안했다.

 

그 후에도 별 문제 없이, 우리 가족은 그 집에서 살았다.

하지만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해 여름, 기묘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족끼리 거실에 앉아 있으면 2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벽을 "꽝, 꽝"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거실 바로 위에 있는 2층 방은 [안에 작업 도구들이 있으니 들어가면 안 된다.] 라고 아저씨가 엄포를 놓았던 곳이었다.

문도 잠겨 있어 누가 들어갈 수 없었기에, 처음에는 그저 [안에 있는 짐이 떨어진건가?]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아저씨도 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말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점차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빈도가 늘어났다.

그러다 마침내 아기 울음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저씨에게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고, 어머니 역시 아무 말도 없었다.

결국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자기 방에서 각자 식사를 가져다 먹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어떻게든 2 지망이던 고등학교에 합격했고, 중학교 마지막 봄방학을 맞았다.

 

 

 

 

 

 

 

 

 

 

 

 

 

 

 

 

 

 

 

 

 

 

 

 

 

 

 

 

 

 

 

 

 

 

 

 

 

 

 

 

 

 

 

 

 

 

 

 

 

 

 

 

 

 

 

 

 

 

그 뿐 아니라, 형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 2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끝내는 아기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집 밖에서 자면 악몽에 시달리고, 집 안에서는 원인불명의 소리에 시달리던 끝에 아저씨는 영능력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아직 어릴 적이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버지도 꽤 돈을 쏟아부었던 거 같아. 효과가 없으면 다른 영능력자를 찾아가고, 그런 게 1년 정도 이어졌었지.]

그 무렵부터 형은 집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 약간 삐뚤어져 밖으로만 나돌았었다고 한다.

그러던 사이 아저씨는 어느 영매사에게 방법을 알아냈다고 한다.

 

불제를 올려 영혼의 화를 억누르고, 집을 증축해 침실을 불단에서 최대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결국 어떻게든 불단에서 떨어지는 걸 목적으로 증축을 거듭한 결과, 지금처럼 크기만 크고 뒤틀린 형태의 집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럼 공양도 했으니 된 거 아냐? 소리는 왜 아직도 들리는거야?]

 

나는 형에게 물었다.

[뭐, 불제를 올린지도 한참 지났고 아마 효과가 끝난거겠지.]

형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어쨌든 이런 집에 있어봐야 좋을 거 하나 없어. 오래 있으면 혹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너도 고등학교 졸업하면 집에서 나가라. 대학을 가던 취직을 하던 아무튼 다른 데 나가서 살아.]

형은 마지막으로 내게 당부하고 문을 잠궜다.

[네 동생들한테는... 네가 알아서 해. 이야기를 해주던 말던. 아직 둘 다 어리니까 시기를 잘 봐서 얘기해 주렴.]

 

형이 돌아간 후부터 낯선 사람들이 집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아마 영매사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 무렵부터 집안에는 이상한 향 냄새가 감돌고, 뜻모를 염불 같은 게 계속 흘러나와 옆집에서는 매일같이 불만을 제기해 올 정도였다.

 

내 고등학교 입학식에는 어머니도, 아저씨도 오지 않았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자기 방에서만 지내는 나날이 이어졌다.

여름 무렵, 이상한 소리는 사라졌다.

 

영매사 중 누군가 성공했나 싶었지만, 그 후에도 거실에 나와 있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

그 후, 고등학교 3학년 때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 나는 신문사 장학생을 신청했다.

어머니와 아저씨랑은 인연을 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도중, 2월 막바지 들어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이제는 집안에서...

나는 말하려면 지금밖에 없다는 생각에, 졸업식 다음날 동생들에게 형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날 밤, 아저씨와 어머니에게 잔뜩 야단을 맞았다.

그 무렵 형과는 연락이 끊겼던 터라 솔직히 형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고백했다.

더불어 아저씨가 어머니에게는 비밀로 했던 전처에 대한 폭력과, 대학에 가면 이 집을 나갈 생각이라는 것까지.

 

어머니는 전처가 가정폭력을 당했던 건 몰랐던지 무척 당황해했지만, 어떻게든 나는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집을 나와 친구네 집에서 숙박하다, 장학생에 선발되자 도쿄로 상경했다.

그 후 일은 남동생에게 들었다.

 

어머니는 외조부모님에게 사과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다.

이혼신고서만 던져놓고 집으로 돌아와 가업을 돕고 있다나.

두 동생들은 어머니를 따라 외갓집에서 살고 있다.

 

다만 아저씨는 어머니가 던져놓은 이혼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남동생이 뒷처리하느라 땀 좀 뺐다고 한다.

나는 대학에 들어갈 무렵 선배에게 도움을 받아 아저씨네 호적에서 나왔고, 지금은 친아버지 성을 따라 평범히 살고 있다.

이제 와서 새삼 이 이야기를 늘어놓게 된 건 외할아버지가 얼마 전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참석하러 갔다가, 아저씨가 그 집 불단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서다.

 

우리 가족은 그 집에서 도망갔으니 모르지만...

과연 아저씨는 혼자 남겨진 후, 그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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