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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불면증
  • 리자
  • 2016.10.24 10:32:45
  • 조회 수: 137

 


 

 

 

 

 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도저히 잘 수가 없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데다가, 골아 떨어지더라도 새벽에 꼭 깨고만다.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가 생각했지만 난 원래 술은 잘 못 마시는 편이다. 

결국 일하는데 지장이 갈 거 같아 수면제를 먹었다.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일주일 정도 지나서 나름대로 자게 되었다. 

단, 수면 중에 몸이 무척 가렵다. 

 

피부 속에서 벌레가 돌아다니는 것 같은 위화감이, 그런 기분이 들어서 깼다. 

그래도 못 자는 것 보다는 낫기 때문에 수면제를 계속 먹었다. 

그날 밤도 몸이 가려웠다. 그리고 위화감이 현실이 되었다. 

눈을 뜨자, 피부 속에서 지네 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다. 

천천히 천천히, 구불 구불거리면서 오른손 집게 손가락에서 손목으로. 

손목에서 팔꿈치로.... 벌레는 이동하고 있다. 발광할 뻔 했지만 평정을 되찾았다.

스트레스 투성이의 생활이 끝날 경우 이 '벌레'에게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냉담하게 내 팔을 바라보고 있는데 벌레가 분열하기 시작했다. 

두 마리에 네 마리로. 그리고 여덟 마리로. 벌레들이 피부 속을 이동한다. 

팔에서 등을 지나 왼팔로. 그리하여 5분 정도 지나서 왼쪽 손목으로 모인 벌레들은 못 움직이게 되었다. 

거대한 종양처럼 왼쪽 손목 안쪽이 커지고 있다. 초조함은 없다. 

그런데... 어쩌지. 병원에 가지 않으면. 냉정하게 생각하면, 기분 나쁜 것 같다. 

그런 일을 멍하니 생각하는데 왼쪽 손목에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종양이 팽창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통증으로 패닉 상태가 된 나는

종양이 있는 손목을 오른손으로 힘껏 꽉 쥐었다. 

종양이 아픈지, 악력 때문에 아픈지, 어느 쪽인지 모를 정도로 힘껏 잡아 틀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휴대폰 알람이 울려 눈을 떴다. 

어젯밤 일은 기억에 있었지만, 평소보다 심한 편이라고만 생각했다. 

얼굴을 씻고, 아침을 먹고, 옷을 입는다. 

문득 왼쪽 손목에 시계를 차려고 했을 때 깨달았다. 

분명히 어젯밤 피부속 벌레를 기억하고 있음을. 

다행히 거기에는 종양이 아닌 영수증이 달라붙어있을 뿐이었다. 

안심했다. 자주 있는 일이다. 꿈속의 행동을 현실처럼 행하는 일은. 

 

그 날은 아무 일없이 일을 마치고 동료와 술을 마시러 가게 되었다. 

주말이라서 오랜만에 마시고 싶어졌다. 직장인들의 불평이 시작된다. 

상사가 어떻고 거래처가 어떻고. 그리하여 조금 취해버린 나도,

최근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잘 자지 못한다는 사실을 동료에게 말했다.  

수면제를 먹고 있다는 것을, 신체에 위화감을 느낀다는 것을. 그리고 어젯밤 사건도. 

걱정스럽게 동료가 말했다. 

 

[불면증인가.... 꿈속의 행동을 현실에서 행하는 일은 자주있는 일이라고 말하다니 무섭다.] 

[이봐, 그 손목 보여줘.] 나는 왼쪽 손목을 동료에 보였주었다. 

생각보다 출혈이 심했던 듯, 동료는 매우 놀란 얼굴을 했다. 

동료는 왼손으로 그 영수증을 손에 쥐었다. 영수증을 보는 동료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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