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마을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초등학생 정도 되는 여아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이는 익명의 제보로 세상에 폭로되었고, 당시 아청법이 강화되던 시점이라 크나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경찰들은 당장 해당 아동을 확보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아이에게는 성적인 학대를 받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문제는 아이가 벙어리였다.

 

게다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글을 쓸줄도 몰랐다.

 

피해자가 범인을 밝히기에 어려운 상황이었다.

 

 

      

성폭력 전담 여경이 인형을 통해 아이에게 성폭력 상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렇게 한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달라고 아이에게 말했다.

 

곧바로 경찰들은 마을로 가서 동네 남성들 중 일부만 불러모았다.

 

아이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두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농사를 짓는 정씨와, 과수원을 운영하던 윤씨였다.

 

 

‘난 그냥 귀여워서 머리 몇 번 쓰담해준게 전부에요.’

 

‘사과 몇 개 돌라간거 눈 감아준 것도 나여, 나가 왜 그런짓을 한당까’

 

그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부인했다.

 

 

 

그때 마을의 순경이 자전거를 급히 타고 왔다.

 

그는 경찰들에게 왜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범인 취급하냐고 따지고 들었다.

 

아이는 손가락으로 순경도 가리켰다.

 

 

‘저 오라질년이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 썩을년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경찰들은 마을의 모든 남성들을 광장으로 불러들였다.

 

마을이장을 포함해서 무려 일곱명이나 지목을 당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아이의 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광장으로 찾아갔다.

 

자신의 아이를 범한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에게 욕을 하며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때 모든 사람들이 아이 쪽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