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은 침대에서 기어나와서 화장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뒤에서 자고 있는 아내를 방해할까 봐 침실등은 켜지 않은 채였다.
볼일을 마치고 세면대로 가서 물을 틀었을 때, 침실에서 희미하게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이야?"
그는 귀를 기울였지만 어두운 문 너머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냥 반쯤 잠든 뇌의 착각이라고 생각하며 척은 다시 세면대로 몸을 돌려 손을 씻었다.
그러나 잠시 뒤, 그는 다시 한 번 침실로부터 희미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은 여전히 꺼져 있고, 아내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보? 당신이 웃었어?"
척은 침실등을 눌러서 켰다. 그리고 그 직후 아내의 죽은 눈과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입은 귀에서 귀까지 찢어져서 끔찍한 억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척은 심장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지만, 그 뒤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 당신이었구나!" 그는 웃으며 외쳤다.
말라붙은 피로 딱딱한 이불을 젖히고, 척은 침대 속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불을 끄기 전에 아내의 차가운 뺨에 입을 맞췄다.
"잠깐동안,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뻔 했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