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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괴담] 마네킹 공장
  • 리자
  • 2016.10.24 10:46:07
  • 조회 수: 231

 


 

 

 

 

 

 

 

 

 

 

어릴 적, 무심코 지나가다 생긴 일.

 

 

 

그 기억이야.

 

 

 

나중에 되어서 당시의 인상과는 또 다른 의미를 깨달아, 오싹해.

 

 

 

그런 적이 자주 있어.

 

 

 

예를 들자면,

 

 

 

초등학생 때, 통학하는데 이용하던 길은 일면이 논인 시골 길이었어.

 

 

 

인가는 논 저편에 있다는 게 보일 뿐.

 

 

 

마네킹 공장은 이미 폐공장이어서,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어.

 

 

 

봉쇄된 부지 구석에는 조각조각 난 마네킹의 잔해가 쌓여 있고,

 

 

 

그게 철망 너머로 보여.

 

 

 

그 모습은 재밌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했어.

 

 

 

공장의 부지는 폭이 넓은 도랑에 둘러싸여 있어,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어.

 

 

 

탁하고 질척해진 물, 아무렇게나 버려진 대량의 쓰레기.

 

 

 

어느 날 지름길로 새서, 평소에는 안 다니는 공장 뒤쪽을 돌아봤어.

 

 

 

끔찍한 도랑 꼴은 도로 쪽을 훨씬 웃돌고 있었어.

 

 

 

거기서, 쓰레기와 섞여 몸의 반을 내민 여성 마네킹을 발견했어.

 

 

 

희고 반듯한 그 얼굴은 쓰레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물건 이였어.

 

 

 

 

 

 

 

 

 

꺼내서 친구 녀석들이 모이는 아지트에 가지고 가면 영웅이 될거야,

 

 

 

라고는 생각했지만 물이 너무 더럽고 아지트도 멀어서 포기했어.

 

 

 

다른 녀석이 영웅이 되면 싫으니, 이번 발견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어.

 

 

 

그 후 얼마간은 그 인형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는 게 일과가 되었어.

 

 

 

하지만, 슬프게도 그녀는 날이 갈수록 썩어가는 것이 보였어.

 

 

 

며칠이나 지나자 흰 피부는 더럽게 변색하고, 볼품 없어졌어.

 

 

 

이윽고, 풍성한 두발은 빠져 대머리가 되었어.

 

 

 

윤기를 잃은 피부는 검게 구멍이 숭숭.

 

 

 

쥐가 갉은 듯한 자국까지 보여. 

 

 

 

난 곧바로 흥미를 싹 잃었어.

 

 

 

 

 

 

 

 

 

 

 

 

 

 

 

 

 

마지막에 봤을 때는 수면을 뒤덮은 쓰레기에 묻혀, 

 

 

 

선명도 제로인 오수에 몸의 대부분이 가라앉고 말았어.

 

 

 

그건 이젠, 그저 쓰레기에 불과했어.

 

 

 

꽤나 날이 지난 후 다시 한 번 보러 갔어.

 

 

 

하지만, 이미 그녀의 모습은 그곳에는 없었어.

 

 

 

이윽고 초등학교를 졸업하여, 그 길을 지나가는 일조차 없게 되었어.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충동적으로 추억이 쌓인 장소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봤어.

 

 

 

그 장소에도 가봤어.

 

 

 

경치는 딴판이었어.

 

 

 

논은 매워져 주택이 줄지어져있었고,

 

 

 

공장이 있던 곳은 주차장으로 바뀌어 있었어.

 

 

 

나는 마네킹이 생각이 나, 추억에 잠겼어.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

 

 

 

무서운 생각.

 

 

 

플라스틱이 그런 식으로 썩나?

 

 

 

언제나 그로테스크한 사진을 다수 봐왔던 나.

 

 

 

거기서 얻은 지식이기 때문에, 

 

 

 

안 좋은 생각을 떨칠 수가 없게 되었어.

 

 

 

그건 사람이 부패해가는 과정, 

 

 

 

그 자체였던 건…?

 

 

 

진상에 대해선 이젠 알 수 없어.

 

 

 

단, 그리운 추억이었던 것이,

 

 

 

지금은 모르는 사람에겐 이야기할 수 없는 꺼림칙한 기억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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