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인진 모르겠는데,
이따금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자각해.
근데 무서운 일을 당했거나 한 적은 없어.
지금까지 가장 무서웠던 것은 심야 도내 사철 역 앞을 자전거로 지나가고 있었을 때,
아마 1시 전쯤이었던 것 같은데,
길가에 여자가 반듯하게 누워서 자고 있었어.
멀리서도 그 사람이 이상하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었고,
상체는 지면에 누웠고 하반신은 어째선지 직립시켜,
머리를 도로 쪽에, 하반신은 인도 쪽으로 향해 있었어.
취한 건가,라고 생각하고 자전거로 치기라도 하면 싫으니 길 반대쪽으로 속도를 줄이며 나아가자,
그 사람이 아무래도 스마트폰 같은 것을 만지작거리는 게 보여,
뭐야 이 사람, 이렇게 느꼈어.
그래서 바로 옆을 지나갈 때 슬쩍 봤는데, 나를 지긋이 노려보고 있었고,
게다가 그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삼각형 돌 같은 거무스름한 것이었어.
아무튼 저 여자와 연관되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페달을 밟았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하나 이상한 점이 있었어.
그 사람 반듯하게 누워 있었던 것 같은데,
날 노려보던 얼굴은 분명히 턱이 땅에 닿아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