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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실화괴담] 탤런트 변우민 실화괴담-홍콩 아파트의 그 소년

공게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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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내가 홍콩에서 영화를 찍던 때 일이다.

1997년 9월 4일부터 10월 30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기 싫은 시간이다.

 

당시 나는 제작부장 겸 조연으로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촬영과 번역작업을 하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며 현지에 아파트를 구입해서 살았다.

 

여느 아파트와는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아파트였지만 첫 날부터 기묘한 일이 시작되었다.

 

소파에 앉아 쉬고 있던 중 화장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처음에 난 아파트 수도가 오래 되어서 헐거워지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고 치부했다.

 

수도꼭지를 꽉 잠그고 화장실 문을 닫고 돌아선 순간

다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내가 잠근 것을 확인했는데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그 뒤로도 며칠간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 하고 지냈다.

결국은 앞집에 살던 홍콩 할머니에게 물어보았더니 뜻밖의 말을 들게 됐다.

 

"아하, 이번엔 그 어린이 녀석이 자네 집에 간 모양이로구만?

여기서 그 꼬마귀신 모르는 주민들이 없어."

"귀신이요...? 아니 그러면 별 일 없나요?"

"그 애는 착한 애에요, 걱정마세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정말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와 친분이 있던 주민들 뿐 아니라 경비아저씨 역시 꼬마 귀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착한 아이니 걱정 말라는 대답을 또 들으니 정말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 날 이후 화장실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날 때는 안심이 되기 시작했고

홍콩 스태프들에게 장난치지 말라는 홍콩 말인 '레이콕 따꺼이 따'를 말하면서

무서움을 떨쳐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촬영이 끝나고 돌아오니 화장실에선 물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Don't play any more~레이콕 따꺼이 따~ 난 너한테 관심없어~ 그만해~"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화장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잠갔다.

 

그리고 돌아선 순간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지금 난 화장실에서 나가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문이 닫혀버리니 머릿 속은

오만가지 생각이 밀려왔다.

 

 

​평소와는 다른 수준의 장난에 결국 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결국 날이 환히 밝을 때까지 문을 못 열고 가만히 변기 위에 앉아있어야 했다.

당시엔 문을 열고 나서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 투성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침이 되어서 겨우겨우 문을 열어 둘러본 집안 모습은 전혀 이상함이 없었다.

 

꼬마 귀신에게 조금은 무서움을 느끼던 와중에 결정적인 사건은 다음 날에 일어났다.

 

모처럼 촬영 스케줄이 없어서 휴식을 취하던 중 약속이나 한 듯

화장실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역시나 평소 그러하듯 "레이콕 따거이따"를 혼잣말로 말하며

화장실 수도꼭지를 잠그고 나왔다.

 

그런데 침대 이불 속에서 낯선 소년의 얼굴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눈과 머리를 보일 듯 말 듯이 하며 그 꼬마 귀신은 내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그 날 내내 난 침대 위에 눕지도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촬영현장에 다시 나가게 되었다.

공포심에 침대 쪽엔 애써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데 또 놀라운 일은 촬영현장에서 겪게 되었다.

 

촬영 스케줄이 끝나고 홍콩 스탭들과 한국 스탭들이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나에게 평소 장난을 많이 치던 홍콩 스탭에게 장난 치지 말라는 뜻으로

 '레이콕 따거이 따'를 말했다.

 

순간 좌중이 조용해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으려 하자

한국 통역사가 나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우민씨, 혹시 아직도 그 레이콕 따꺼이 따가 뭔 말인지는 알아요?"

"네...홍콩 스탭들이 저 보고 장난치지 말라는 뜻으로 알려줬는데요."

"그거...너 손가락 잘라버린다는 뜻이에요. 홍콩 스탭들이 짖궂은 장난을 쳤네요."

 

결국 꼬마 귀신이 나에게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뜻도 잘 모른 채 험한 말을 하던 나에게

심술을 부리던 게 아닐런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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