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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아내의 역겨운 비밀

공게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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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라면, 회식의 연장인 성매매 업소도 업무다.

 

다른 놈들은 다 빼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부장과 업소에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건 외도라고 부를 수 없다. 업무지.

 

업무를 마치고 담배 한 대를 물었을 때, 여자가 재밌는 이야기를 했다. 말이 많은 여자였다.

 

" 오빠는 진짜 이런데 자주 다니나 보다. "

" 그게 칭찬이야 욕이야? "

" 칭찬이지~! 오빠, 내가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우리들이 하는 거짓말 알아? "

 

여자는 손가락으로 이상한 모양을 만들었다.

 

" 이게 이 바닥에서만 쓰는 은언데, 입으로는 오빠 좋아~ 오빠 너무 잘해~ 좋아~! 하면서, 손가락으로는 몰래 이렇게 하는 거야. 다 거짓말이라는 뜻이지! 속으로는 욕할 걸? "

" 뭐? 그런 게 있어? "

" 응. 웃기지? 앞으로 업소 다닐 때 잘 관찰해보면 진짜 재밌을걸? "

 

나는 창녀들 주제에 별짓을 다 한다고 생각했다.

 

업무의 마무리로 부장을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집 근처 꽃집에 들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회식 날이면 꽃다발을 사가는 게 습관이 되었다. 업소에 다니면서부터이던가? 아니면, 아이가 들어서지 않아 병원에 다니면서부터였던가?

아마, 병원에 다니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왜 이렇게 아이가 안 들어서는 걸까? 아이만 있었어도 밖으로 나돌 일 없이, 매일 일찍 들어갈텐데 말이다. 쩝.

 

 

집에 도착한 나는 꽃부터 앞장세웠다.

 

" 여보~ 나 왔어~! 당신 닮은 예쁜 꽃 사 왔네~ "

 

꽃다발 하나면 만사 오케이인 아내는 꽃다발을 받아들고 웃으며 말했다.

 

" 또 사왔어? 정말 예쁘다~! 고마워 여보~ "

" ... "

 

그 순간, 나는 술이 확 깨버렸다.

아내의 손가락이 그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 바닥에서 일한 여자들만 안다던 그 모양을.

 

 

다음 날. 나는 그 여자를 찾아가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 그건 우리 아니면 절대 모르는 거야. 절대로.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생각해봐. 몸 파는 여자들의 은어가 유행이 되겠어? 우리만 쓰지. 근데 그걸 누가 썼다고? "

 

이런 빌어먹을!

 

나는 인터넷으로도 검색해보았고, 회사에서 여자들에게도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손 모양을 아는 건 유일하게 업소 여자랑 아내뿐이었다.

 

이렇게 기분이 더러울 수가! 

역겨움이 올라왔다. 내가 창녀랑 결혼을 했다고?! 창녀 생활하던 과거를 숨기고 나랑 결혼했단 말이지? 이야기로만 듣던 그 호구가 나란 말이지!

어쩐지,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몸 팔던 더러운 여자라서 그랬던 거다. 아니, 내 아이에게 그런 더러운 피가 섞이지 않아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빌어먹을 년! 개같은 년! 쌍년! 더러운 년!

당장 이혼이다. 나는 절대 그런 역겨운 과거를 가진 여자와 살 수 없다. 그런 더러운 여자와 몸을 섞고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두드러기가 날 지경이다.

 

일단 어떻게 해야 되지? 창녀였다는 걸 증명시키는 게 먼저인가? 어떻게? 다 안다고 떠볼까? 잡아떼면 어쩌지? 빌어먹을!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순서를 하나하나 정하자. 

먼저 아내의 과거를 확실하게 캐야 한다. 흥신소를 이용하던 어떻게 하든. 그리고...그래, 일단 당장은 부모님이 충격을 받지 않게 하자. 

그렇게나 체면을 중시하는 분들이신데, 하나뿐인 아들이 갑자기 이혼한다고 하면 난리가 난다. 

나는 집으로 가던 길을 돌려 가까운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 하아. "

 

걱정이 되는 것은, 부모님이 며느리를 너무 예뻐한다는 것이었다. 창녀라 그런지 역시, 사람 대하는 건 프로였구나. 

 

부모님 댁에 도착해,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난 뒤에 문을 열었다.

부모님은 인상을 찌푸렸다.

 

" 연락도 없이 웬일이냐? 혼자 왔어? "

" 그냥 지나가다가. 엄마! 밥 있어? "

 

나는 거실의 아버지를 한번 보고, 식탁으로 가 앉았다.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아버지께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눈치 빠른 엄마는 내 앞에 반찬을 내려놓으며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 너 솔직히 말해. 둘이 싸웠어? "

" 있잖아 엄마. 만약 내가 이혼한다면 어떨 것 같아? "

" 뭐?! "

 

화들짝 놀란 엄마는 내 표정의 심각함을 읽고 단단히 말했다.

 

" 결혼해서 살다 보면 싸울 일도 있는 거지. 그냥 웬만한 건 네가 참고 양보해. 그 착한 혜화가 무슨 큰 잘못을 하겠니? 다 네가 잘못한 거겠지. "

" 아, 절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면 어떡해?! 걔가 뭐가 착하냐고! "

 

나는 울컥했다. 

엄마가 뭘 안다고! 지금 며느리가 어떤 더러운 여자인지, 얼마나 역겨운 과거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러나 미간을 찌푸린 엄마는 단단히 훈계했다.

 

" 절대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함께 살아가다 보면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돼 있어. 그게 부부야. 요즘 애들은 이혼이라는 말 너무 쉽게 하는데, 너는 그러지 마라. 결혼하고 나면 원래 그런 위기가 한번은 찾아와. 그것만 잘 넘기면 평생 가장 소중한 내 사람이 생기는 거야. 엄마를 봐. 네 아빠가 있어서 엄마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아니? "

 

엄마의 진지한 조언에도,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 ... "

 

아빠를 바라보던 엄마의 손가락이 그 모양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 너 다시 이혼 같은 소리 꺼내면 엄마한테 진짜 혼난다! 엄마가 혜화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내가 요즘 걔한테 이것저것 가르치는 재미로 사는데~ "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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