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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고전설화 -메구가 된 여자

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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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서울에서 진주 임지로 부임한 수령이 밤에 관내를 순행하였다. 마침 선학재를 지나 톱골 골짜기로 내려가는데 짚으로 덮어놓은 시체 위에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수령이 무엇이냐고 소리치자, 시체에 코를 박고 피를 빨아먹던 여자가 갑자기 획 돌아서면서 수령의 얼굴에다가 사정없이 피를 확 내뿜었다. 수령이 기가 차서 금방 말을 잇지 못하자, 여자는 수령에게 펄쩍 뛰어 덮쳤다. 그 순간 수령은 옷고름에 차고 있던 칼을 빼어 그 여자를 내리쳤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이내 사라졌고, 땅에는 한쪽 귀가 떨어져 있었다. 수령은 귀를 주어서 관아로 돌아왔다.

날이 밝자 나졸을 풀어 범인을 잡아 오게 하였다. 수령의 명을 받은 나졸은 옥봉동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때 한 골목에서 작은 여자 아이가 뛰어나오자, 나졸이 그 아이에게 아픈 사람이 없는지 물었다. 아이는 엄마가 아파서 누워 있다고 하였다. 나졸들이 그 집에 들어가니 귀가 잘려 피투성이가 된 여자가 있어, 관아로 압송하였다.

여자를 잡아와서 사연을 들어보니, 낮에는 멀쩡하게 있다가 밤에 열두 시가 되면 둔갑을 해서 시체의 옷을 벗겨다 장독에다 넣어두곤 한다고 했다. 남편을 조사해보니 남편도 몰랐으나 아내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알았다고 하였다.

아내의 증세를 고치기 위하여 남편은 밤에 자지 않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열두 시가 되자 아내가 부스스 일어나 방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서서는 서너 바퀴 공중제비를 돌고는 둔갑을 하는데 여우 꼬리가 보였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한참 만에 시체의 옷을 벗겨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남편이 아내가 나가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의 콧구멍에서 쥐 세 마리가 차례로 나와서는 가장 뒤에 나온 놈이 앞장을 서서 먼저 나온 쥐들을 인도하여 가고 있었다. 보고 있던 남편이 목침으로 그 쥐를 탁 때려잡았다. 쥐를 잡고 나자 아내는 밤이 되어도 나가지 않았고, 증세는 없어져 건강해졌다.

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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